
[SOH] 중국 내 해외 항공사들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표기 압박에 대해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민항총국(CAAC)은 26일(현지시간), 중국 내 외국 항공사들이 대만 등에 대한 표기 방식을 중국 자치령으로 수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CAAC가 지난달 25일 자국 내 진출한 44개 항공사들에 공문을 보내 대만과 홍콩, 마카오를 중국과 별개의 국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홈페이지 및 홍보 자료의 표현을 한 달 내에 수정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CAAC는 당시 요구에 대해 시한 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민간항공산업 신용관리시험법’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CAAC 측은 요구받은 항공사 중 현재 18개 항공사가 표기 수정을 완료했고 나머지 26개 항공사는 기술적인 문제로 수정 시기 연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어캐나다와 영국항공, 루프트한자, 아시아나항공 등이 대만 표기 방식을 수정했지만 미국 항공사들과 호주 콴타스항공, 싱가포르항공, 에어프랑스 등 일부 항공사들은 아직 중국의 요구를 표기 방식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중국의 요구는 항공업계 문제가 아닌 미국과 중국 정부가 해결하야 하는 정치적, 외교적 문제라고 판단해 백악관에 이를 전달했고, 백악관은 이달 초 중국의 요구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식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미국 기업과 시민들에게 강제하려는 시도에 맞설 것"이라며, “이런 중국 공산당의 행태는 오웰리언(전체주의적) 난센스”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현재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독립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과거 영국과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홍콩과 마카오는 중국 반환 이후에도 ‘일국양제’ 방침에 따라 특별행정구역으로 설정돼 자치를 보장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재외 기업들에게 중국의 기준에 따를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비난에 대해 중국도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5월 6일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중국 주권과 인민들을 존중해야 한다”며, “홍콩, 마카오,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인 것은 객관적 사실이기 때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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