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폭풍으로 우리 아파트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산둥성 칭다오 시민이 SNS에 게재한 글이다. 칭다오 시에서는 이날 저녁 무렵,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진 후 채 1 시간도 지나기 전에 폭우와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쳤다.
짧은 시간 내에 쏟아진 게릴라 호우로 도로가 침수되면서 가로수가 뽑혀 넘어지고 많은 차량이 우박에 맞아 파손됐다. 거센 바람으로 묵직한 간판들이 종잇장처럼 날아다녔고, 폭풍이 수산시장을 덮치면서 생선과 문어 등이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지면으로 떨어져 내리는 희한한 광경도 속출했다.
중국 기상청 예보관 신신(信訢) 씨는 ‘웨이보(微博·중국 SNS)’에, 이날 칭다오 시에서 오후 5시 5분부터 약 5분간 34.8m/s의 강풍이 관측됐다면서, 이는 1979년 6월 이후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번 악천후에 대해 현지에서는 “앞 전 주말에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탓”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당시 회의와 관련해 인터넷 상에서는 현지 기상청 관계자로 유추되는 한 네티즌이 “중국 당국이 회의 기간 중 맑고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한 달간 매일 ‘인공 강우 로켓’을 발사했다는 글을 게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당국이 쏘아 올린 ‘인공 강우 로켓’으로 칭다오시 상공 주변의 구름에 수증기가 대량으로 쌓이면서, 이번 폭풍이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대한 근거로 상공에서 붉은 색 수증기 고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칭다오 시의 지난 1개월간 기상도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게시물들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칭다오는 평소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곳이라며, “당국은 체면을 위해 날씨까지 통제했지만 이번 폭풍으로 체면이 깎였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됐다. 이번 폭풍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고 꼬집었다.
현지인들이 게시한 글에 따르면, 이번 폭풍으로 정상회담을 위해 야외에 설치됐던 값비싼 조명 장치들이 폭우와 우박 등으로 대부분 파괴되면서 약 100억원 상당의 재정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낙뢰로 나무가 넘어지면서 압사한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번 기상이변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상황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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