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해 7월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暁波)의 부인 (劉霞·57)가 장기간의 연금생활에서 극적으로 풀려나 10일 오전 독일로 떠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류 씨는 남편 류샤오보가 지난 2010년 수감 중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후 현재까지 약 8년간 중국 당국에 의해 베이징 자택에서 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이기도 했던 류샤오보는 방문학자로 미국에 머물다 1989년 톈안먼 사건 소식을 듣고 귀국한 후 중국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왔다.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기도 한 그는 국가전복선동죄로 체포돼 총 20년 가까이 수감됐다. 작년 7월 간암 악화로 끝내 눈을 감았다.
류샤오보는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수감된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류샤는 장기간의 연금생활로 인한 고통과 남편을 잃은 슬픔과 충격 등으로 지난 1년간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힘들게 지내왔다. 이에 각국 정부와 여러 인권단체들은 류 씨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출국을 허용할 것을 계속 촉구해왔지만, 중국은 이에 불응했다.
류사의 이번 출국에 대해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최근 극대화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유럽 국가들을 우군(友軍)으로 만들 필요성이 시급해진 상황과 관련된 계산이라는 분석이 일고 있다.
류샤가 자유를 찾게 된 데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5월 방중 당시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류 씨의 문제를 언급했다.
류샤의 석방은 리 총리가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켈 총리와 회담을 가진 직후 이뤄졌다. (사진: AP/NEWSIS)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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