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불교협회장이자 천년 사찰 용천사(龍泉寺) 주지가 여러 명의 비구니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용천사는 요(遼)왕조때 세워진 1000여년의 역사가 있는 고찰이다.
3일(현지시간) 신원왕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 용천사(龍泉寺) 출신 승려 셴자(賢佳)와 셴치(賢啓)는 지난달 30일, 이 절 주지인 쉐청(學誠·52)이 비구니 여러 명을 성폭행한 사실을 폭로하는 95 페이지에 이르는 고발자료를 SNS에 공개했다.
폭로된 자료에 따르면 쉐청 주지는 밀교 수행 등을 빌미로 자신의 제자인 비구니들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일삼았고 사찰의 자금도 부정하게 유용해왔다.
쉐청을 고발한 이들 두 승려는 중국 칭화대 박사 출신으로 불교에 귀의한 후 용천사에서 도감과, 주지스님의 비서로 절 경내 관리, 계율, 예법 등을 담당하며 약 10년간 지내왔다.
이들은 이번 폭로에 대해 직무 수행 중 피해를 입은 여승들로부터 직접 관련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쉐청은 중국불교협회장,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 정협 민족 및 종교 위원회 부주임으로 중국 불교계의 지도자급 인물이다. 중국 당국의 탄압에 동조해 기공단체인 파룬궁을 꾸준히 비방해왔다.
쉐청은 시진핑 주석 및 그 가족과도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매체 보쉰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젠성 근무시절 쉐청과 인연을 맺었고, 불교를 믿는 시 주석의 가족도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쉰은 “쉐청의 성폭력 혐의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제기됐지만 당국은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면서, 시 주석과의 돈독한 친분이 뒷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고발에 대해 용천사는 1일 성명을 통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용천사 측은 “전직 승려 셴자와 셴치는 증거를 조작해 사실을 왜곡하고 악의적으로 주지를 모함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사찰과 법사 명예 훼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을 것이며, 상급 관련 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 NEWSIS)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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