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곰돌이 푸(위니 더 푸·Winnie the Pooh)가 나오는 디즈니 신작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올 가을 개봉을 앞둔 디즈니사의 실사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의 중국 내 상영이 금지됐다.
중국 당국은 이 영화의 상영 불가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곰돌이 푸가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하는 캐릭터로 사용돼 온 것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곰돌이 푸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귀여운 캐릭터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이 통제하는 검열 대상이다.
지난 2013년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시, 두 정상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디즈니의 동물 캐릭터인 ‘푸’와 ‘티거’로 비유되면서, ‘푸’는 중국에서 민감 검열 대상이 됐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곰돌이 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중국의 민주화·인권 운동가인 고(故) 류샤오보(劉曉波)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 7월 13일 간암으로 투병 끝에 죽음을 맞이한 류샤오보는 눈을 감기 전, 부인 류샤와 곰돌이 푸가 그려진 머그잔을 들고 건배하는 모습의 사진을 한 장 남겼다. 이로 인해 곰돌이 푸는 중국에서 반체제 상징이 됐다는 해석이다.
전 세계에서 귀여운 이미지로 사랑받는 캐릭터가 중국에서는 정부가 경계하는 통제 대상이 된 데 대해, “중국 공산당이 편집적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 크리스토퍼 로빈 홈페이지)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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