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Henrik Johan Ibsen)의 사회문제극 ‘민중의 적’이 난징(南京) 공연을 앞두고 “사회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당국에 의해 금지됐다고 각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극단 <샤우뷔네(Schaubühne)>는 지난 2012년부터 입센의 1882년 작품 ‘민중의 적’을 세계 각 지역에서 공연해왔다.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 노르웨이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한 사회문제극이다. 줄거리는 개업 의사 토마스 스톡맨이 마을의 환경오염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신문에 투고하려 했지만, 남동생과 정부 관계자, 기자 등에게 강력하게 저지된다는 것이다.
샤우뷔네는 지난 6~8일 베이징시 국가대극원(國家大劇院, 국립극장)에서 방중 공연을 시작했다. 첫날 공연 종료 후에는 극단과 관객간 피드백도 진행됐다. 당시 피드백에 참석한 한 출연자는 관객에게 “환경오염의 실상을 알리고자 하는 주인공의 입장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13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 방송>은 당시 피드백에 대해,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관객들은 “중국도 환경오염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이에 대한 청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국가는) 민중들의 입을 막으려 할 뿐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등 환경오염에 대한 많은 불만을 꺼내 놨다.
이에 공연장 측은 극단에게 다음날부터 공연 종료 후 피드백 진행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13~14일 예정됐던 장쑤성 난징시 공연도 취소됐다. 극장 측은 ‘무대 장치 결함’을 공연 취소 사유로 내세웠다. 이로 인해 10일부터 티켓 판매가 중지되고 티켓 구매자에 대한 환불이 진행됐다. 관련 기사와 글도 인터넷 검열 당국에 의해 규제 및 차단됐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일부 관객을 인용해, 136년 전에 창작된 작품 속 상황이 중국에서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이 극단의 총감독 토비아스 파이트(Tobias Veit)는 “지난 2014년부터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이번과 같은 당국의 단속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파이트 감독은 “(난징 공연 취소 사유에 대해) 우리는 무대 장비가 없어도 공연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극장 측은 ”당국의 지시로 공연이 중지됐다“고 밝혔다.
중국 주재 독일 대사관은 12일 중국 문화부에게 공연 중지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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