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달 30일 영국 중부 버밍엄에서 여당인 보수당이 주최한 회의에서, 중국 국영TV CCTV의 한 여기자가 자원봉사자인 홍콩 남성의 얼굴을 때려 현지 경찰당국에 일시 구속됐다.
이에 대해 주영 중국 대사관 측은 여기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보수당 측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 양국간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당시 회의는 ‘홍콩의 자유, 법치 및 자치에 대한 침식’을 주제로 보수당 인권 위원회와 비정부 조직(NGO)인 ‘홍콩 워치(Hong Kong Watch)’가 공동 개최한 것으로, 영국 보수당 의원들을 비롯해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인 ‘우산 운동’의 전 학생 리더 등이 참석했다.
‘홍콩 워치’가 인터넷에 게시한 당시 영상에 따르면, 문제의 여기자는 현장에 있던 운영 자원봉사자의 얼굴을 구타하며 영어로 “나는 기자다. 내 몸에서 손을 떼라”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현장의 다른 자원봉사자가 여기자에게 다가가 흥분을 가라앉힌 후 경찰에 신고했다.
2일 독일 도이체벨레 방송에 따르면, 이 여기자는 중국 CCTV 유럽 센터에 소속된 꿍린린(孔琳琳)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당시 회의에서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의 베네딕트 로저스 부위원장의 발언을 듣던 중 갑자기 그에게 “당신은 반중(분자)이다. 중국을 분열시키려 한다”며 고함을 질렀다.
이에 회의 사회자는 꿍 기자에게 퇴장을 요구했지만 꿍 씨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자원봉사인 에녹 류(Enoch Lieu) 씨가 퇴장을 안내하기 위해 여기자에게 다가갔고 이 과정에서 꿍 씨는 자원봉사자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류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꿍 기자에게 두 번 맞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AFP 방송은 ‘영국 민주주의에 충격을 주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재영 중국 대사관과 CCTV 당국은 영국 보수당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대사관 측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꿍 기자는 당시 질문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했을 뿐이었으나 오히려 방해 받고 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측은 또 당시 회의에 대해, “반중파와 중국 분열분자를 지지해 홍콩 정치에 간섭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보수당 대변인은 중국의 사과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관계자의 회의 참석증을 취소한다”고만 답했다. (사진: 유튜브 스크린 샷)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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