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공산당 정부는 국민의 사회 신용도를 측정하는 ‘등급설정 시스템’을 도입해, 자국내 14억명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해외 저널리스트가 중국의 노골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나타내는 고속 철도의 차내 방송을 녹화해 SNS에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18시간만에 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것은 중국 사회가 디스토피아(유토피아의 반대 개념)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 준다”
프리랜서 작가 제임스 오멀리(James O'Malley)는 최근 베이징발 상하이행 고속 철도 내 안내 방송을 녹화했다. 방송은 ‘국가가 정한 규칙을 어길 경우 처벌뿐 아니라 개인의 사회 신용도가 급락해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경고를 담고 있었다.
오멀리 씨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한 이 내용은 불과 하루만에 100만 회 이상 조회됐고 약 9000회 리트윗 됐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출장이나 관광의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이 시스템을 적용받는지 궁금해 했다. 이에 대해 오멀리 씨는 외국인은 적용받지 않지만 2018년 3월 이후 중국 당국은 외국인에 대한 지문 채취 등 입국자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답했다.
관련 내용은 2014년 중국 공산당 정부가 발표한 ‘사회 신용시스템 구축 계획 개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람에게 사회적 제재가 가해진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제재 시스템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교통법규 위반이나 세금 및 벌금 미납, 시위 참가, 인터넷 발언 등으로 신용이 강등된 사람의 가족이나 지인들까지도 ‘사회 신용점수’가 덩달아 깎인다.
신용 점수는 350~950점 까지로, 350~549점은 ‘열등’으로 분류되어 철도나 항공권 구입이 금지된다. 이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다. 또한 휴대 전화나 PC 등 전자기기 구입, 주택과 금융대출 계약, 취업과 자녀 취학 제한 등이 부과된다. 이 시스템은 2020년까지 전면적으로 운용하고 그 전까지는 데이터베이스 통합 단계가 된다.
펜스 미국 부통령은 10월 초, 중국 정책 관련 연설에서 중국의 ‘사회 신용시스템’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조지 오웰의 소설 ‘빅브라더’와 같은 감시사회로 변했다면서 정부가 시민들의 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일부 도시에서는 신용불량자들의 개인정보를 각 공공장소를 이용해 대중에게 공개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도시 곳곳에는 얼굴 인식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오고가는 모든 인파를 철저히 감시하며, 관련 정보를 공안 당국으로 전송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20년까지 4.5억대의 감시 카메라를 추가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영국 BBC의 존 서드워스 기자는 중국의 감시시스템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개인을 추적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당국의 협력 하에 자신의 얼굴 사진을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경찰에 제공한 후 기자는 ‘도주’를 시도했다. 전국 얼굴 인식 시스템 ‘톈왕(天網)’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중요 지명수배자’로 지정된 서드워스 기자는 불과 7분 후에 시내 장거리 버스터미널역에서 발견됐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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