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내 ‘재교육 캠프’ 시설을 최근 대거 확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이 캠프 건설에 전년보다 3배 높은 예산을 지출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5일(현지 시각) 미국 정책연구기관 ‘제임스타운 파운데이션’은 중국 정부의 공식 문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장위구르자치구 내 재교육 캠프 건설에 전년보다 약 200억위안(약 3조2500억원)을 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이드리안 젠즈 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2016~2017년 신장위구르 지역의 재교육 캠프 건설비용을 크게 늘렸지만 지역 내 고용 개선 상황은 큰 변화가 없었다”며, ”당국은 이 캠프에서 어떤 교육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국이 주장해온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영국 BBC도 다국적 항공기 제조업체 GMV의 신장위구르 지역에 대한 위성 탐지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의 재교육 캠프 관련 시설이 대규모로 확장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원회와 국제사회에서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의 무슬림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됐거나 구금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신장 재교육 캠프와 관련한 각국의 비난에 대해 줄곧 강력히 부인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신장위구르자치구 반(反)극단주의 법’을 통해 재교육 캠프를 설치·운용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데 이어, 최근 매체를 통해 ‘재교육 캠프’를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밝히며 해당 시설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AFP통신은 중국 당국의 공개 문건 분석을 토대로 신장 내에는 약 181개의 ‘재교육 캠프’가 있다며, 이들은 직업훈련센터라기보다는 수용소에 더 가깝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지난달 24일 중국 관영 CCTV가 앞서 보도한, 신장 허톈(和田)의 한 ‘재교육 캠프’에 관해 보도했다.
당국은 이 캠프를 직업훈련센터라고 주장했지만, 이 캠프는 지난해부터 직업훈련용 물품과는 거리가 먼 경찰봉(2768개), 전기봉(550개), 수갑(1367개), 후추분무기(2792개) 등과 방폭방패, 최루탄, 고문용 의자, 나무 몽둥이 등의 고문용 도구를 대량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어떤 직업훈련센터가 경찰봉과 수갑 등 감옥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사들이나?”며 비난과 함께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당국의 한 문건에 따르면,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는 지역 내 재교육 캠프에 대해, ‘’종교와 같은 교육, 군대와 같은 관리, 감옥과 같은 경비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들(위구르인 등 이슬람소수민족)을 중국인화하기 위해 재교육 캠프는 반드시 그들의 핏줄과 뿌리, 네트워크 등을 파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타운 파운데이션의 이번 주장에 대해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권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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