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중국에서 진행된 한 마라톤 대회에서 막판 결승선을 앞두고 전력 질주하는 선수에게 ‘애국심’을 강요한 주최 측의 무지한 행동이 비난을 받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 중국 쑤저우에서 진행된 한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이 확실시 되던 중국 선수 허인리(何引麗)는 결승선을 앞에 두고 전력 질주하던 중 자원봉사자의 무리한 행동으로 우승을 놓쳤다.
당시 허 선수는 에티오피아 선수와 1위를 놓고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지만, 주최 측은 허 선수가 우승할 경우 중국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 규정을 무시한 황당한 행각을 벌였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온 힘을 다해 달리는 허 선수에게 커다랗고 묵직한 오성홍기를 건넨 것.
자원봉사자의 갑작스런 난입은 당연히 전력 질주 중인 에티오피아 선수와 허 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했고, 에티오피아 선수는 자원봉사자와 충돌할 뻔 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동 속에 묵직하고 거추장스런 오성홍기는 결국 허 선수 손에 쥐어졌지만 지칠대로 지쳐있던 허 선수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수 초 뒤 떨어뜨렸다. 허인리는 이때부터 에티오피아 선수에게 뒤처지기 시작했고, 결국 5초 차이로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대회에서의 자원봉사자의 무모한 납입은 대회 주최 측이 ‘1~3위를 기록한 중국인 주자는 반드시 중국 국기를 걸치고 결승선에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경기 규정을 무시한 무모한 애국주의로 다 된 우승을 놓쳤다”며, “과도한 형식주의이자 가짜 애국”이라며 비난과 지적을 쏟아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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