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로 중국의 국가정보법이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법은 중국 내외의 모든 국민에게 공산주의 정권을 돕기 위한 글로벌 스파이 활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화웨이와 같은 국제적 기업에는 이 법이 오히려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대기원이 보도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따르면, 모든 중국인과 기업은 국가 안전부(MSS)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도 국가의 요청시 정보 제공을 해야만 한다.
멍완저우와 MSS의 관계를 밝힌 공식 보고서나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지만, 많은 학자와 논평가는 멍완저우가 MSS 소속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7년 6월에 통과된 중국의 국가정보법은 국가 정보기관들의 직권과 위법자에 대한 법적 책임 등을 담고 있다.
이 법의 제7항은 “모든 조직과 시민은 국가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돕고, 협력해야 하며, 제공된 모든 정보에 대해서는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제10항은 정보부가 “필요한 방법이나 경로를 이용해 중국 내외부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14 항은 “국가 정보부는 중국 정부, 조직, 시민에게 필요한 지원, 도움 및 협력을 제공할 것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중국인의 정보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국가는 정보활동과 관련해 개인이 안전에 위협을 느낄 때, 시민과 그 직계 친척들을 보호하고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예를 들어, 만약 화웨이가 해외 통신업체나 기업 등에 납품하는 장비에 백도어를 몰래 심어놓고 이를 중국 정보기관이 감청하게 했대도 중국 법에 따르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당국은 국제법을 위반한 화웨이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민주개혁 연구소 소장 왕천청은 영문 에포크 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국가정보법은 모호한 말로 가득 차 있고 MSS에게 중국과 다른 나라의 법률을 위반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왕 소장은 “이 법은 개인의 사생활이나 인권 그리고 합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현대적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다”며, “중공은 이 법을 이용해 국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정보를 수집하도록 요청하고 이 사람이 거주하는 곳의 법을 위반하도록 만든다”라고 말했다.
공안에 의해 수차례 구금되기도 했던 중국 인권 변호사 텅 뱌오는 “감시, 감찰, 불법 구금, 영장 없는 체포,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중국 내외의 불법 행위들은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텅 변호사는 중국 정권의 정보공작은 국가 안보보다는 중공의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국 인권 변호사 진용페이는 “중공은 모든 시민에게 중공의 이익을 위해 스파이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며 “중공의 이익은 국가 복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캐나다 정부에 멍완저우를 석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 자칫 중국인들에게 중공이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실제로 중공은 멍완저우가 화웨이의 최고 경영자로서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석방을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평범한 사업가가 중공을 위해 일하다 체포된다면, 중공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의 국제 사이버 정책 센터 부회장 다니엘 케이브는 18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 중국의 2017년 국가정보법은 화웨이와 같은 기업과 멍완저우와 같은 개인을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첩보 활동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새로운 법안은 조직과 개인이 국가 정보 업무에 지원·협력하게 하고 그들에게 알고 있는 모든 국가 정보 업무의 비밀을 지키도록 강요한다”면서 “중공은 이 광범위한 정보법을 도입해 사이버 경제스파이 및 IP 도용 행위를 계속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국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결국 중국의 '디지털 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13일 시티뉴스는 캐나다 보안 전문가를 인용해 “화웨이가 캐나다의 5G 무선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참가할 경우 중국 정부는 캐나다인에 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캐나다 보안정보국의 분석가였던 필 구르스키 연구원은 “중국은 견제와 균형이 있는 책임 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며 “만약 중국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화웨이의 능력을 활용하고자 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화웨이에 그렇게 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화웨이는 그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320억 달러 규모의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8%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여러 나라도 연일 화웨이 제품에 보이콧을 놓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이익을 위해 제정한 ‘국가정보법’으로 화웨이에 닥친 악재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대기원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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