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11일 홍콩 사이완호(西灣河) 지역에서 열린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크게 다친 청년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총알로 사람을 죽일 수는 있어도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는 신념을 밝혔다.
패트릭 차우(21)로 알려진 이 청년은 당시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실탄에 맞아 오른쪽 신장과 간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가 도로에서 한 시위자와 몸싸움 중인 경찰에게 다가가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은 동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됐고, 이 영상으로 흥분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며 시위는 더욱 격화됐다.
차우는 24일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당시 자신에게 발포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 따르면 차우가 경찰에 다가서며 총을 치우려는 듯한 손동작을 하자 경찰은 근접 거리서 그의 복부를 향해 발포했다.
이에 대해 차우는, ”경찰은 총을 꺼내 체포 중이던 그 시위 대원을 겨눴다. 하지만 남성은 당시 아무런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내가 경찰에게 다가서며 왜 그에게 총을 겨누냐고 묻자 나를 쐈다“고 말했다.
총에 맞아 쓰러진 차우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건 후 2주가량 지난 현재까지 똑바로 서지 못하고 걸을 때 다리를 저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총에 맞는 악몽이 반복되는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에도 시달리고 있다.
차우는 ‘민주주의가 목숨을 걸만한 가치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민주주의와 자유는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정부는 이를 우리에게 허용하지 않는다. 정부는 또 우리 시민들로 하여금 평화적인 수단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하며, 경찰은 인권을 무시하기 때문에 계속 사태가 고조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수술 후 깨어났을 때 시위 상황이 가장 궁금했다면서, 시위가 더욱 격화한 데 대해 ”홍콩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더욱 용감해졌음을 느꼈다“며, ”총알로 사람은 죽일 수 있지만 믿음을 죽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인 △송환법 공식 철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언급하며 ”홍콩 정부가 이를 수용한다면, 아니 최소한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만이라도 수용한다면 분노가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NEWSIS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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