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개봉을 앞둔 디즈니 신작 영화 ‘뮬란’이 주연 배우의 ‘반 홍콩’ 발언과 중국의 인권탄압을 정당화했다는 이유 등으로 ‘보이콧’ 공세에 직면했다.
AP 통신은 9일(현지시각) 디즈니의 뮬란이 중국의 위구르인 인권탄압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영화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시안, 둔황, 뉴질랜드 등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이 중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재교육 수용소’에 강제 구금해 인권을 탄압한다는 비난을 받는 지역이다.
이번 보이콧 논란은 영화가 끝난 뒤 제작진 이름 등이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 촬영에 협조해 준 중국 당국에 감사를 표하면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공산당 홍보과’와 ‘투르판시 공안국’ 등을 거론하면서 촉발됐다.
투루판 공안국은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하고 있어,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뮬란은 지난해 8월 주연 배우인 중국계 미국 배우 류이페이(유역비)가 홍콩 민주화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한 홍콩 경찰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류 씨는 지난해 8월 14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쳐도 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적힌 사진을 게시하고 ‘#나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我也支持香港警察)’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당시 홍콩에서는 중국 정부의 범죄자 송환법에 맞서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가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홍콩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조슈아 웡은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디즈니가 (중국) 베이징(北京)에 굽실거리고, 류이페이는 공공연히 홍콩 경찰의 만행을 지지한다.”며, 인권을 믿는 모든 이들이 ‘뮬란 보이콧’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홍콩을 비롯한 대만과 태국 등의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보이콧 뮬란’이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뮬란 보이콧에 나섰다.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이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앞에서 ‘뮬란’의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에 ‘뮬란’ 상영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AP 통신은 9일(현지시각) 디즈니가 뮬란을 통해 중국의 위구르인 인권 탄압을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도 전날 뮬란 보이콧에 관한 분석 기사에서 “(뮬란이) 민족주의와 맹목적 애국주의를 조장하는 중국 공산당 정책에 대한 분노를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8일 아시아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 아이작 스톤 피시의 기고문을 통해. “디즈니는 다른 많은 곳을 놔두고 뮬란을 신장자치구에서 촬영함으로써 (중국의) 반인륜적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톰 코튼 아칸소주 상원의원(공화당 아칸소)은 8일 트위터를 통해 “디즈니가 중국의 현금에 중독됐다”고 꼬집었다.
신장 지역과 관련해 반발을 일으킨 미국 기업은 디즈니뿐만이 아니다.
7월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의 조사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미 프로농구협회(NBA) 청년 훈련학교에서는 중국인 지도자가 선수를 신체적으로 학대했던 것이 밝혀졌다. NBA는 그 후 이 학교와의 관계를 종료했지만 인권침해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2019년 2월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실험실 장비 제조업체인 Thermo Fisher Scientific은 미국 의원들로부터 자사 DNA 검사 키트가 중국 당국에 의한 생체 정보수집에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신장으로의 키트 판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제적인 의료 브랜드에 대해서도 신장의 생산공장과의 관계를 끊도록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 전략 연구소는 3월 ‘판매되는 위구르’라는 제목의 보고에서, 위구르인들이 중국 본토 각지의 공장 노동자로 각지에 파견되어 강제 노동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공장에서는 83개의 세계적 브랜드 제품이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8일, 미 정부가 신장의 목화와 토마토 제품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다는 의혹이 있다며, 수입 금지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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