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인 기술자들이 취업을 위해 국경을 통해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사례가 늘자 중국 당국이 국경 봉쇄에 나섰다.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에 있는 중·베트남 국경에 지난 20일 베트남에 입국하려는 중국인 기술자들 1000여 명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당국은 기술자들의 해외 유출을 저지하기 위해 이 국경에 높이 2미터 이상의 봉쇄 벽을 건설하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 기술자 900여명이 중·베트남 국경 중국 측 사무소인 우의관(友誼關)을 통해 베트남에 입국했다. 이들은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중국 기업과 대만 기업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사업가 천(陳) 씨는 RFA에, “최근 많은 중국 기업들이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취업을 위해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밀출국 시도도 늘고 있다. 천 씨는 이에 대해 “당국은 중국인들이 베트남으로 밀출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수백 킬로미터의 봉쇄 벽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RFA는 7월 광시 좡족 자치구 주민 20여명이 베트남 일본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베트남에 불법 입국했고, 이후 베트남 국경 경비대에 구속되어 벌금이 부과된 후 국외 추방되었다고 전했다.
천 씨는 “베트남은 최근 과거의 중국 선전(深圳)시처럼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시장을 대대적으로 개방하고 있어 베트남 취업을 원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장기간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들의 생산라인 해외 이전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인 학자 쓰링(司令)은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이 늘면서 국내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향후 더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미국은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을 막았지만, 중국은 국민이 외국으로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경을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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