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대만 인권운동가 리밍저(李明哲·42) 씨가 지난 3월 중국 당국에 구금된 뒤 최근 체포된 가운데, 양안 갈등이 깊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 당국에 두 달여간 구금돼 조사를 받아온 리 씨가 전날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위원회)는 이날(27일) 오후 성명을 통해 리 씨의 체포와 중국 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관련 조사 내용을 공개하고 리 씨를 합법적인 권익을보호하고 조속히 대만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 측은 성명에서 ‘양안이 사법 공조를 통해 공동 조사할 것’과 ‘지난 3월 리 씨를 구금한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못한 가족들의 면회도 동의할 것’ 등도 촉구하고, “국제사회가 중국 대륙 내 인권 상황과 리밍저 사건을 주시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리 씨는 대만의 한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하며, 평소 중국 인권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보이며 중국 내 비정부기구(NGO)와 활발히 교류해왔다. 지난 3월 19일 마카오를 경유해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도착한 뒤 연락이 두절된 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은 올해부터 ‘해외 비정부기구(NGO) 국내 활동 관리법’을 시행해왔다. 중국 당국은 리 씨에 대해 그가 2012년부터 중국을 자주 찾아와 활동하면서 관련 인물들과 내통해 행동강령을 제정하고 불법조직을 구성해 국가정권 전복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리 씨의 부인, 리징위(李淨瑜)의 주장은 다르다. 리 씨는 “남편이 병에 걸린 장모의 진료기록 등을 들고 현지 의사와 상담하기 위해 광저우(廣州)에 가려 했을 뿐”이라며, “지난 4월 남편의 무고 주장 및 면회를 요청하며 베이징에 가려고 했지만 중국 측의 입국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당시 리 씨는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스스로 법치국가라고 주장하지만 남편에 대한 구금은 불법이며, 중국 측이 공개한 남편의 범죄 인정 진술 내용도 당국의 협박과 강요를 통해 억지로 작성하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지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