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오늘은 24절기 중 10번째 절기인 하지(夏至)다. 양력으로는 보통 6월 21일경에 해당한다.
하지는 태양의 남중 고도가 가장 높아, 일 년 중 낮이 가장 길고(14시간 35분) 밤이 가장 짧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하지와 관련된 내용을 알아보자.
● 기우제(祈雨祭)
농경을 주업으로 하던 옛날에는 ‘비’가 매우 중요했다. 우리 조상들은 하지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한 해의 풍작을 기원하는 뜻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하지와 관련된 속담에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온다는 뜻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장마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으므로 그 전후인 하지 무렵까지는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아,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다.
한 해 농사의 성패가 비에 달렸으므로 기우제는 매우 중요한 행사였고,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됐다.
민간에서는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의 공동 행사로 기우제를 지냈다. 민간에서는 또 신성한 지역에 제물로 바친 동물의 피를 뿌려 더렵혀 놓으면 그것을 씻기 위해 하늘에서 비를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나 소 등을 잡아 그 피를 바위나 산봉우리 등에 뿌려 놓곤 했다.
우리 조상들의 비에 대한 관심은 이미 단군신화에 나타나 있다. 환웅이 거느리고 하강했다는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는 모두 비와 관련된 세신으로, 옛 사람들의 비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절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23일~24일에 있을 것으로 예보했다.
● 음식
각 절기마다 즐겨 먹는 음식이 있듯이, 옛날에는 하지에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을까?
하지의 대표 음식은 이 시기의 제철 음식인 감자와 옥수수다.
감자는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여름에 먹기 좋다. 옥수수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토코페롤이 들어 있으며, 특히 씨눈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리놀렌산 성분이 함유돼 각종 혈관 질환에 좋다.
하지에는 또 마늘도 즐겨 먹었다. 하지 직전에 수확하는 마늘이 매우 연하기 때문에 하지 즈음에는 마늘장아찌를 담그는 집이 많았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은 더위로 지친 입맛을 살리고 소화와 혈액 순환도 돕는다.
● 절기 특징
하지는 가뭄과 장마를 함께 대비해야 하는 절기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해마다 이때가 되면,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등의 다양한 작업이 진행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최선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