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스리랑카가 심각한 부채 문제로 불황에 빠졌다. 지난 10년간 방대한 인프라 건설에 수 조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계획의 대부분은 이익을 낼 수 없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재 중대한 채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인도 언론 ‘포스트 카드’는 지난달 27일, 스리랑카의 국가 총 부채가 약 65조원에 달하고, 정부 전체 수입의 95%가 채무 변제에 충당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중국으로부터의 차입은 8.1조원에 이른다. 스리랑카 재무장관은 ‘변제에 400년이 걸릴 비현실적인 채무’라고 지적했다.
스리랑카의 경제는 사회주의 정권 국가의 특징대로 국유기업이 경제에 적극 개입해 재정 지출 과다로 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대출과 이자에 시달리는 국유기업에 만성적인 경상적자가 이어지면서 국가부도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해상 운송 요충지로 스리랑카를 포함한 인도양 연안 국가에 속속 항만을 건설해 인도양 연안을 둘러싸기 위한 이른바 ‘진주 목걸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거대 경제권 ‘일대일로(一帯一路)’에서도 스리랑카는 중요한 지점이 된다.
중국은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국가에 대해 전략적으로 항만, 공항, 대형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거액의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이것은 변제할 수 없는 부채를 지게 함으로써 중국의 경제, 군사, 정치 상황에 의존하게 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함정’이 된다. 일련의 인프라는 중국 기업이 관할하고 대출함으로써 중국의 이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건설된다.
‘포스트 카드’에 따르면,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 항구는 2010년 중국측에서 건설 비용의 85%를 대출하고, 국유기업인 중국 항만공정공사가 건설했다. 그러나 연리 6% 이상의 고리에다가 이용률은 겨우 ‘하루 한 척’뿐이다.
이 항구에서 북쪽까지 30km 떨어진 마타라 국제공항 역시 건설비의 90% 정도가 중국의 대출이고 중국 항만이 건설했다. 그러나 개항 후 한 달 수입은 약 1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포브스지는 지난해 이 공항을 ‘세계에서 가장 한가한 국제공항’이라고 평가했다.
친중파인 라자팍세 전 대통령(2005-2015)은 3기 당선을 허용하는 개헌을 강행해 부패, 독재와 일그러진 친중 정책으로 대선에서 패배했다. 현지 언론은 라자팍세 대통령의 지역인 함반토타현에 현지 경제에 맞지 않은 항만과 공항이 건설된 것은 그의 의중이 있었던 것이라고 평했다.
아시아의 주요 항구 중 하나인 스리랑카 서부 콜롬보 항구는 2014년 중국 잠수함이 갑자기 기항했다. 이에 대해 스리랑카 국내외에서는 이 항구가 ‘인도양의 중국 군사 항구가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스리세나 대통령은 2015년, 과도한 중국 의존도 재검토를 호소해 당선된 직후 군사 개발과 의심스러운 중국 자본에 의한 콜롬보 항구 정비 공사를 중지시켰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적자 확대와 재정난으로 2016년에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 또 올해부터 시작되는 스리랑카 정부와 중국 정부 간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의 99년간 임대 계약 안이 거론됐다. 합의 내용은 스리랑카 해군이 담당하는 치안 경비 권한을 중국 측이 전면적으로 실시한다는 내용이었다.
스리랑카 국민들은 ‘스리랑카는 중국의 식민지가 아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이 합의는 일시 보류되었다. 함반투타에서는 현지 시민과 승려들이 중국 자본에 의한 개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군이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시켰다.
이처럼 국민의 목소리는 공허해졌고,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양국 국영기업은 함반투타 항구의 장기 임대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항구에서는 또 1.6조원의 중국 자본으로 대형 항만 도시가 건설되고 있다.
이 같은 스리랑카의 ‘중국 식민지화’를 인도는 강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의에 인도는 불참했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 변제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중국의 ‘함정’을 비난하고, ‘일대일로는 주권을 침해하고, 개발지원을 받은 나라는 빚 걱정에 휘둘리고 있다’고 논평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김주혁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