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거액의 연봉을 받는 변호사직을 포기하고 평범한 교육자의 길을 선택한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에 따르면 무흐신 이스마일(38)은 한 때 국제적인 법률회사인 노턴 로즈 풀브라이트(Norton Rose Fullbright)에서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그는 런던 정경대 졸업 후 2009년까지 노턴 로즈 풀브라이트에 몸담았지만 그 해 어느 날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이스마일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 회계 처리를 하던 날 밤, 5000만 파운드(약 735억원)의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아무런 성취감도 느낄 수 없었다”면서, 자신의 일이 사회에 대해 얼마만큼의 공헌을 하는지 반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동안의 고민 끝에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교육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영국에서 가장 빈민 지역에 위치한 공립학교(Newham Collegiate Sixth Form)에서 상업과 경제를 가르치는 교사가 됐다.
이 학교는 16세 이상의 학생들이 다니는 2년제 입시준비 학교로, 학생 대부분이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처해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 학교의 교장이 된 이스마일 씨는 변호사였을 때처럼 능력을 발휘해, 교장으로 취임한 첫해에 200명의 학생 중 190명을 영국의 아이비리그라 불리는 최상위권 대학이 소속된 ‘러셀그룹’(Russell Group)에 합격시켰다.

그는 학생들을 명문 대학에 보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일류 사립학교에서 서비스하는 여러 교육 기회를 우리 학생들에게 똑같이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스마일 씨는 학생들에게 미국 유명 법률회사인 화이트 앤 케이스 LLP에서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고, 주 1회 졸업생과의 그룹별 지도 시간, 명문대학 방문, 모의 인터뷰, 다양한 직업 전문가들과의 만남 등도 주선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가난에 짓눌려 꿈이 없던 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학생들의 열악한 배경보다 그들이 장차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게 한 것이다.
재학생의 95%를 영국 명문대학에 보내게 된 이스마일 씨는 “2년 전만 해도 이 학교에서 이렇게 많은 수의 학생이 명문대에 진학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며, “꿈같은 현실을 이뤄낸 학생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기뻐했다. (사진: NCS, Google)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