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얼마 전 유럽과 국내에서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일대 혼란이 일어난 가운데, 세계 전역에서 생산된 꿀의 4분의 3 이상에서 살충제 및 농약 잔류물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최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198개의 꿀 샘플을 조사한 결과, 75%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 등 최소 1종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45%에서는 2개 이상의 살충제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는 니코틴계의 신경 자극성 살충제로 1980년대 기존 살충제보다 독성은 덜하지만, 해충 특히 진딧물 등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효과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쉘, 바이엘사에 의해 개발된 뒤 유럽, 북미대륙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2006년 미국에서 30~90% 꿀벌이 집단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양봉업자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의 위험성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환경보호청을 고소했다.
유럽에서도 2013년 유럽집행위(EC)가 주요한 네오니코티노이드 4종을 금지시켰지만 다시 해제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살충제의 농도는 유럽, 북미 및 아시아 표본에서 가장 높았다. 독일과 폴란드의 샘플은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최대 잔류 허용치 (MRL)를 초과했으며 일본 샘플은 한계치의 45%에 도달했다. 반면 영국 샘플은 안전 기준 이내인 1.36% 이하의 네오니코티노이드 수치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조사된 대부분의 꿀에서 발견되는 살충제 잔류량 수준이 최저 안전 기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영국 서섹스대학 생물학과 데이브 고울슨 교수는 “살충제 등 농약 잔류물이 함유된 꿀을 먹는 것은 혼합신경독소를 꾸준히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는 최근 영국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에게 네오니코티노이드 등 화학 물질을 영구적으로 금지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의 활동가 산드라 벨은 “꿀은 꿀벌에게 필수적인 식품 공급원이지 인간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전 세계 많은 꿀 샘플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된 만큼 벌 보호를 위해 ‘살충제 사용 완전 금지’를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한지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