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비롯해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대규모 개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모래 부족’에 직면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이 같은 ‘모래 부족’ 현상은 최근 수년 간 아시아 각국에서 진행되는 사회기반시설 건설 활성화와 관계가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도로, 댐, 건물, 공항, 토지 매립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쓰이는 모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건설용 모래 가격은 2004년 t당 5.65달러였으나, 2019년에는 t당 8.6달러로 껑충 뛸 전망이다. 중국 다음으로 시멘트 생산량이 많은 베트남에서는 최근 모래 가격이 약 50% 인상됐다. 베트남 건설부는 2020년에 자국의 모래가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자카르타 인근의 여러 섬이 과도한 불법 모래 채취로 종적을 감췄고, 캄보디아에서도 무리한 모래 채취로 맹그로브 습지의 게 개체 수가 급감하고, 바닥이 깊어진 곳에 바닷물이 침투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직면해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도니아그룹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모래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 4년간, 미국이 지난 100년 동안 소비한 모래의 양과 맞먹는 양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과잉 건설로 인한 환경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의 담수호인 장시(江西)성 포양호는 모래 준설로 최근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SCMP는 내년까지 중국에서 약 800만t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서 한해 1천100만t의 모래가 소비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는 싱가포르로 모래를 수출하던 캄보디아도 지난해 7월부터 수출을 중단했다. 바다를 매립해 국토 면적을 확장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캄보디아로부터 필요한 모래의 20%가량을 수입해왔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도 모래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고, 인도는 모래 채취 면허 발급 제한에 나섰다.
유엔 글로벌자원정보데이터베이스의 한 관계자는 “모래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채취되는 자원이지만, 재생 속도보다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고갈될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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