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달 루손섬 알바이주(州)에 위치한 마욘화산에서 화산재와 용암이 격렬하게 분출돼 화산 경계경보가 최고 전 단계인 4단계까지 올라가며, 총 84,000명이 주민이 대피한 바 있다.
당시 화산이 뿜어내는 검붉은 용암과 화산재는 보는 이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안겨줬지만, 한 사진작가가 포착한 신기한 먹구름의 모습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필리핀 매체 ‘ABS-CBN’는 사진작가 키리아코 산티아고(Ciriaco Santiago)가 촬영한 마욘화산 상공의 기이한 구름 모습과 함께 이 산에 얽힌 전설을 소개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욘 화산 지역에서는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안타깝게 죽어야 했던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관한 전설이 전해져 왔는데, 산티아고 씨가 포착한 구름의 형상이 전설 속 남녀와 매우 비슷했던 것.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하늘에 넓게 퍼진 구름 가운데 유난히 검은빛이 감도는 먹구름이 눈에 띈다. 그런데, 이 구름을 자세히 보면 마치 두 남녀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서로의 팔을 감싸고 마주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작가는 당시 구름의 신기한 모습에 매우 놀랐지만, 얼마 후 마욘 화산의 전설에 대해 알게 된 후 한층 더 놀랐다고 밝혔다.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은 마욘 화산의 전설은 오랜 세월 동안 구전되다가, 이야기를 토대로 화산 위에 피어오른 두 남녀의 모습이 삽화로까지 그려지기도 했는데, 이번에 포착된 사진 속 구름이 삽화의 남녀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오래 전 알바이 지역의 한 족장에게는 마가욘(Magayon)이라는 이름의 매우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마을의 모든 청년들은 그녀를 흠모하며 청혼했지만 마가욘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마가욘은 연인 판가로논(Pangaronon)과 결혼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가욘의 아버지는 판가로논이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며 결혼을 반대했다.
하지만 헤어질 수 없었던 두 남녀는 마을을 떠나려 탈출을 시도했지만, 족장은 무사들을 보내 그들을 추격했고 그 과정에서 판가로논은 무사의 화살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마가욘도 얼마 더 도망가지 못하고 쓰러졌고 끝내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안타깝게 죽은 이들을 애도하며 사후에라도 서로 만나 행복할 수 있도록 마가욘과 판가로논을 함께 묻어 주었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필리핀 시민들은 “두 남녀가 구름의 모습으로라도 함깨 만나려했던 것이 아니냐”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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