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인체의 신비전’으로 잘 알려진 독일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Gunther von Hagens)는 2000년 전후,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서 여러 개의 시체 가공 공장을 운영했다.
가장 규모가 큰 공장은 북부 랴오닝성의 항구도시 다롄(大連)의 한 공단에 있는 ‘플라스티네이션’이었다. 약 3만평에 7층 규모인 이 공장에는 과장직을 맡고 있는 쑤이훙진(隋鴻錦,의사)를 비롯해 170여 명의 중국인 직원이 있었다.
하겐스는 시체를 특수 처리해서 밀랍처럼 만든 뒤, 플라스틱을 인체 내에 주입하는 과정을 통해 생전의 인체 특징을 완벽하게 유지한 표본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리고 외부 표피와 지방을 벗겨 내어 관람자들이 인체의 내장, 골격, 근육과 신경계통, 대뇌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조사에 의하면 ‘플라스티네이션’ 주변에는 시체의 주요 공급처로 추정되는 ‘산둥성 제3감옥’을 포함한 노동수용소 세 곳이 있었다.
하겐스는 이렇게 제작한 시체들을 이용해 1997년부터 수 년 간 독일, 영국,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일본, 한국, 싱가폴 등 각국에서 ‘인체의 신비전’을 개최해 1400만명 이상의 관람객 통해 2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지난 2006년 8월 8일자 뉴욕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소 10여 곳의 시체 가공 공장이 운영됐으며, 각 공장은 필요한 시체나 장기를 어려움 없이 구할 수 있었지만, 그 출처에 대해서는 공개가 엄격히 금지됐다.
다롄의 ‘플라스티네이션’에서 과장으로 근무했던 쑤이홍진(隋鴻錦)은 하겐스 박사가 ‘인체의 신비전’을 통해 승승장구하자, 독립해 나와 사체 공장을 설립했고, 뉴욕에서 인체 표본전을 개최했다. 한 때 이둘은 특허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일으켰고, 재판에서 부도덕한 수단으로 시체를 획득했다고 서로 공격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인체의 신비전’에 사용된 시체와 장기의 출처에 대해, 중국 내 노동교양소와 정신병원, 수용소 등에 수감된 양심수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외의 파룬궁 수련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이 1999년 7월부터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시작한 후 중국 내 노동교양소와 수용소에는 많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불법적으로 수감됐다.
하겐스 박사는 지난 2011년, 독일신문 빌트(Bild)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파킨슨병 말기에 있다고 밝히면서, 사후에 자신의 유해를 표본으로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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