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독수리가 새끼를 기르는 과정은 지극 정성으로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독수리는 새끼를 낳기 전 우선 가파른 낭떠러지 절벽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미 독수리는 둥지를 튼 후 둥지 밑바닥에 작고 뾰족한 돌을 깐다. 그리고 돌 위를 부드러운 잔풀로 덮어 놓는다. 새끼가 태어난 후, 어미 독수리는 매일 여기저기서 먹이를 구해와 새끼를 키운다. 그러다가 새끼 독수리가 둥지 밖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면 어미 독수리는 둥지를 흔들어 깔아놓은 풀들을 밖으로 밀어낸다.
새끼 독수리는 둥지에 깔려진 뾰족한 돌이 너무 아파 더 이상 둥지에 있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새끼 독수리는 둥지를 떠나 밖으로 날 수밖에 없는데, 적지 않은 새끼 독수리가 얼마 날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진다.
어미 독수리가 뾰족한 돌을 깔아 새끼를 둥지 밖으로 내보낸 것은 새끼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존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끼 독수리는 수많은 비행연습을 거쳐서야 비로소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정원에 나무심기를 즐기는 한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묘목에 거의 물을 주지 않아 나무들은 아주 느리게 자라났다.
이를 본 가족과 지인들이 그 이유를 묻자, 의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묘목에 자주 물을 주면 뿌리가 채 깊이 내리지도 않은 얕은 층에서 이미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어 뿌리는 이 상태에 적응되어 버립니다. 수분이 부족해도 조금만 기다리면 땅 위에서 주인이 물을 뿌려주니 문제가 없다고 여기지요.
하지만 이렇게 자란 나무는 뿌리가 튼튼할 수 없습니다. 내가 묘목에 물을 자주 주지 않는 것은 스스로 뿌리를 땅속 깊숙이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무는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필요한 수분과 양분이 많은 위치를 찾아 나설 수 있죠. 그렇게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들은 어떠한 악조건의 기후 속에서도 꿋꿋이 견딜 수 있답니다“
몇년 후, 그 의사가 사는 곳에 거센 눈폭풍이 찾아왔고, 이로 인해 거리의 많은 나무들이 강풍에 쓰러졌지만 의사가 심은 그 나무만은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었다.
많은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인생을 좀 더 편하게, 그 어떤 좌절이나 고난도 겪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들은 각자 인생 중에서 짊어져야 할 고난의 짐이 있으며 누구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 인생사에는 밝고 화창한 날보다 어둡고 추운 날이 더 많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도 평온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 수만은 없다.
모진 비바람과 고난은 예기치 못하게 불쑥 찾아온다. 부모는 자녀가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뿌리가 깊으면 쉽게 닿을 수 없는 깊은 곳에서부터 가장 우수한 영양분을 얻으며 자랄 수 있다.
자녀에 대한 지나친 사랑과 보호는 그들이 둥지를 떠나 세상으로 나갔을 때 폭풍우와 비바람에 맞설 수 있는 대항력을 갖추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에는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입고 먹는 것을 아껴가며 힘들게 쌓아온 부를 자녀들이 노력 없이 펑펑 누리기만 하다가 결국 빈털터리가 된다는 말이다.
오늘날 금지옥엽으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꼭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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