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으로 필리핀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도 마닐라 시내에 필리핀을 중국의 일부로 표현한 현수막이 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마닐라 시내 곳곳에 ‘중국의 필리핀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렸다.
영문과 중국어로 각각 표기된 문제의 현수막은 주로 육교 등 보행자와 차량 통행이 많은 장소에 내걸렸지만 누구의 소행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수막들은 당국에 의해 곧 철거됐다.
시민들은 필리핀 수도 한복판에서 자국이 중국령으로 버젓이 표현된 데 대해 크게 분노하며. 관련자 색출을 촉구했다.
이 날은 마침,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진행한 필리핀·중국간 영유권 분쟁에서 필리핀이 승소한지 2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시민들의 분노는 한층 더 컸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에도 불구하고 2016년 6월 취임 이후 줄곧 친중(親中) 노선을 걷고 있다.
평소 직선적이고 즉흥적인 언어 구사로 많은 논란을 일으킨 그는 지난 2월 방중 당시 기업들과의 회동에서 “중국이 원한다면 필리핀을 중국의 한 성(省)으로 만들겠다”고 말해 비난이 폭주하기도 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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