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관련국들에게 과도한 부채를 안기면서 ‘빚더미’ 논란에 오른 가운데, 이 프로젝트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올해 상반기 일대일로 노선이 이어지는 55개 관련 국가에 대한 직접투자액이 76억8천만 달러(8조5천8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대상국과 체결한 신규 도급 계약 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줄어든 477억9천만 달러(53조4천억원)였으며, 일대일로 투자가 전체 대외직접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와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하는 경제 인프라 건설 구상이다. 고속철도망과 대규모 물류 허브, 에너지 기반시설 연결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의 상반기 투자는 주로 싱가포르, 라오스, 말레이시아,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경제와 산업 인프라가 열악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중국이 제공하는 막대한 차관이 각국의 경제 자립을 옭아매는 덫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재원 부족에 허덕이는 각 관련국들은 계약조건을 축소하거나 조정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RWR는 최근, 지난 2013년 이후 진행된 일대일로 사업 가운데 32%에 이르는 4천190억달러(469조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사업 지연, 해당국의 여론 반발, 국가 안보 등 논란에 관련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대상국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경제적 이권까지 빼앗는 일방적 프로젝트라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일대일로로 경제적 빚더미에 오른 대표적 국가는 스리랑카다.
스리랑카 정부는 2010년 중국으로부터 약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의 차관을 들여와 남부 함반토타 항구를 건설했다. 하지만 이 항구는 개항 이후 줄곧 적자를 냈고 하루 한 척 정도의 선박이 정박하는 수준이다.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스리랑카 정부는 2016년 중국 항만기업 자오상쥐에 매각하고 99년간 항만 운영권도 넘겼다.
이 사업은 애초부터 상업성이 떨어지는데도 중국의 해상 패권 확대를 위한 정치·군사적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은 마탈라라자팍사 국제공항도 매각하라고 중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 공항은 건설비 2억9000만 달러 중 1억9000만 달러를 중국 수출입은행이 대출했다. 인도는 이 공항이 중국으로 넘어 갈 경우 중국 군용기 등의 착륙장으로 사용될 것을 크게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사진: XINHUA/NEWSIS)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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