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남미 2개국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2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에 도착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중남미의 벨리즈와 파라과이 순방을 앞두고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 차이 총통의 방미는 지난 3월 미국에서 ‘대만여행법’이 발효된 후 처음이다.
‘대만여행법’은 그동안 금지해왔던 미국의 군 장성이나 행정기관 관리를 포함한 모든 계급 관료의 대만 방문 및 대만 관리와의 회동을 허가하고 대만 관리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법안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79년 미·중 수교 후 제정된 ‘대만 관계법’에 따라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하고 대만 정부 관리의 미국 방문을 금지해왔다.
대만 중앙통신은 차이 총통이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 도착해 제임스 모리아티 미국주대만협회(AIT) 대표와 가오숴타이(高碩泰) 주미 대만대표의 영접을 받고, 국가원수 자격으로 미국 주재 대만 정부 기관인 대만 교포교육센터에서 대만 교포 1200여 명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과 중국계 미국인인 민주당 소속 주디 추 하원 의원도 함께 했다.
차이 총통은 13일, 에드 로이드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 정계 인사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LA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을 찾아 연설한다. 차이 총통은 14~15일 파라과이, 16~17일 벨리즈를 방문하고, 18일 다시 미국 휴스턴으로 향한 후 20일 대만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차이 총통은 파라과이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며, 벨리즈에서는 정상회담을 갖는 한편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은 이번 중남미 순방에 앞서 “그 누구도 대만의 존재를 말살시킬 수 없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대만의 영토권을 주장하는 중국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안관계는 2016년 대만의 독립을 강력히 지지하는 차이 총통이 당선되면서 계속 악화돼왔다.
중국은 올 들어 대만에 대한 외교·군사적 압박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외교와 관련해서는 부르키나파소와 도미니카 2개국이 대만과 단교하면서 현재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는 18개국으로 줄었다.
중국의 압박에 대해 차이 총통은 "우리의 외교는 (중국의 압력으로)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만인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타격을 받을 때마다 (어려움을)돌파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미국과 대만 고위 공직자의 상호 방문은 1979년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이후 중단됐지만, 대만여행법 통과로 다시 가능해졌다. (사진: AP/NEWSIS)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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