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이 미래 식량위기와 식품 안전문제 등에 직면하면서 해외 토지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에서는 최근 중국의 현지 토지 매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농민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르 피가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농민조합과 프랑스 농가협회는 중부 샤티용 쉬르 앙드레에서 시위를 갖고 성명을 통해 중국 자본이 농지를 매입한 데 대해 분노를 표했다. 당시 시위에는 농민 100여명이 중장비 등을 이끌고 나와 “우리 토지는 우리 농민을 위한 것”이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중국 기업은 이 지역에서 총면적 1600 헥타르의 경지를 매입해 밀을 생산하고 있다.
당시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토지를 농가에 돌려달라”고 정부 측에 호소했다. 프랑스 농민 조합 대변인은 “토지는 농민들이 식량을 생산하는 곳이지만, 중국 자본의 토지는 세계 주식에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재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위 참가자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중국 자본 유입으로 농지 가격이 폭등해 농업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농사를 짓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블루>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 투자회사 홍양(Hong Yang)은 2015~2017년에 걸쳐 프랑스 앙드레 지역에서 2600 핵타르의 농지를 구입했다. 이 기업은 주로 밀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프랑스에서 농지뿐 아니라 포도밭에도 눈독을 들여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인 보르도 지방에서는 7000여 곳의 포도 농가 중, 140 곳이 아시아계 기업에 매수됐다. 이들은 대부분은 중국 기업이다.
지난 2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농장 매수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해 “어떤 목적인지도 모르는 채 외국에 수백 헥타르의 토지를 구입하게 할 수 없다”며, 관련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블루>는 새로운 농업법이 2019년 초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투자에 의한 외국 자원의 세계화
중국은 국책으로 세계의 농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 2006년에 발표된 제11차 5년간 계획(2006년 - 2010년)에는 중국의 식량 안보 전략이 들어있고, 그 전략으로 ‘외국의 토지, 물, 에너지 자원을 개발해 세계화 한다’고 명기되어 있다.
중국은 ‘외국 자원의 세계화’에 대해 2008년에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7회 전국대표대회(17대)에서 농업개혁에 관한 문서로 다시 강조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농업투자는 일대일로(一帯一路) 구상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중국은 지난 2013년 중국 자본으로 항만, 공항, 도로, 철도 등에 대한 대형 인프라를 구축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60개국 이상과 경제를 연계한다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 투자에 의한 외국 자원의 세계화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통계에 따르면 농업, 임업, 어업 분야의 투자액은 2009년에 3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33억 달러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해, 13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100개국 이상에서 농업부문에 투자한 총 투자액은 26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6년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농업, 임업, 어업의 총 투자액은 31억 달러에 달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캄보디아에 대해서는 고무, 재목, 사탕수수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대해서서는 팜유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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