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구글이 중국 맞춤형 검색엔진 ‘드래곤플라이(Dragonfly)’를 개발 중이라는 논란에 대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결국 인정했다.
‘드래곤플라이’는 구글이 지난해부터 중국 검색시장에 재진입하기 위해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춘 검색엔진을 개발해온 프로젝트다. 지난 8월 미 온라인 매체 <더인터셉트>의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보도는 “구글이 검열이 가능한 검색엔진 버전을 중국에서 출시하는 일명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2017년 봄부터 추진 중”이라며, 관계자들과 관련 문건 등에 인용해, “이 프로젝트는 인권, 민주주의, 종교, 평화 시위 등에 대한 웹사이트와 검색어를 차단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당시 이 검색 앱을 이미 중국 정부에 시연했으며,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정식 버전이 출시되기까지 6∼9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구글 직원 천여 명은 기업의 모토인 ‘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 조항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 직원들은 회사 측에 공개서한을 보내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한 도덕적·윤리적 문제와 함께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서한에는 약 14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직원들은 당시 성명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경제적 이윤을 위해 중국의 검열에 편승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앞서 2010년 중국 철수 당시 밝힌 “인권의 보편적 원칙을 거스르는 기술을 개발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스스로 어겼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피차이 CEO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중국에서의 검색출시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입장만을 밝혔고 구글 경영진도 중국 재진출 여부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중국 내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하지만 피차이 CEO는 지난달 16일 IT 전문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가 실제로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피차이는 드래곤플라이에 대해, “중국의 검열 기준에 따른 검색엔진을 만드는 것은 더 큰 시장에서 정보 제공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구글은 2009년 신장 소요사태 후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반대하며 다음해인 2010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러시아 출신인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인터넷 등에 대한 중국의 전체주의적 정책을 반대한다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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