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호주에 이어 뉴질랜드도 '중국 정치자금' 논란에 휘말렸다.
뉴질랜드 정계가 제1 야당 대표가 중국 공산당과 관련을 맺어온 중국인 사업가로부터 기부받은 정치자금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고 연합뉴스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지난달 18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뉴질랜드 제1야당인 국민당의 사이먼 브리지스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중국인 사업가이자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중국인 교포의 대표로 활동 중인 장이쿤으로부터 10만 뉴질랜드 달러(약 7천400만 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자미 리 로스 하원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브리지스 대표는 마오리족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월 국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변호사 출신으로 4선인 그는 국민당 집권 시 총리 선출이 유력시되는 거물급 정치인이다.
앞서 로스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브리지스 대표의 정치자금 은닉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신과 브리지스 대표의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했다.
브리지스 대표를 경찰에 고발한 로스 의원은 브리지스 대표가 10만 뉴질랜드 달러에 대해 언급하고, 중국계 인사들을 공직 선거 후보자로 더 많이 공천할 가능성 등에 대해 말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로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브리지스 대표가 장 씨에게 10만 뉴질랜드 달러를 쪼개서 기부하도록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선거법은 정치인이 1만5천 뉴질랜드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받을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정치자금으로 받은 10만 뉴질랜드 달러는 8명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즉각 브리지스 대표의 정치자금 의혹을 제기한 로스 의원을 당에서 추방했다.
이번 논란에 관련된 장이쿤은 중국 광둥(廣東) 출신으로 2000년 뉴질랜드로 건너와 유명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의 하이난(海南) 성 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8월에는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초청한 중국의 해외교포 및 귀국자 모임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뉴질랜드 정치평론가인 그랜트 던컨은 저녁식사, 정치자금 기부, 더 많은 중국계 인사의 공천에 대한 논의 등을 거론하면서 뉴질랜드 정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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