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정부가 노동자 연대 단체의 결성을 추진하는 중국 대학생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의 주요 대학 교수와 학자들이 이를 비난하기 위해 중국 이데올로기 관련 행사 보이콧에 나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 애리조나대 교수와 존 로머 예일대 정치경제학 교수 등 미국과 영국 주요 대학 교수 및 학자 30여명은 최근 중국의 마르크시즘 콘퍼런스 행사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촘스키 교수는 보이콧 관련 성명에서 “우리가 중국의 마르크시즘 관련 행사에 계속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게임에 연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 세계 좌파 학자들은 이러한 콘퍼런스나 행사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머 교수는 중국 정부가 노동자 연대 단체 결성을 추진하는 대학생들을 탄압하는 것에 대해 “그들(중국 정부)이 주장하는 마르크시즘은 가짜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정부는 지난 7월 말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벌어진 노동자들과 대학생들의 연대 시위를 계기로 중국 당국이 대학 출신의 노동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당시 시위는 이 지역의 용접기계 회사 ‘쟈스커지’(佳士科技, Jasic Technology)에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을 추진하자 회사 측이 먼저 다른 노조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노사 간 충돌이 악화됐고, 공장 노동자들과 이들의 노조 결성을 지원하던 대학생 등 총 50여명이 공안에 구속됐다. 이들 중 일부는 석방됐지만 대학생 20여명은 현재까지도 구속된 상태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건 이후 독립 노동조합 설립을 금지해왔다. 당시 학생들과 노동자들은 독립 노조를 만들었지만, 중국 정부는 국가안전 위협 등의 이유로 군부를 동원해 대대적인 유혈진압을 강행했다.
홍콩 노동자 권익단체 ‘중국노동회보(CLB)는 ‘쟈스커지’ 사태에 대해, “톈안먼 운동 이후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생들이 노동자와 연대해 노동자 노조 설립을 요구했다”며, “갈수록 커지는 빈부격차 등으로 가난한 서민들의 절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번 시위로 현 정권의 공산당 기반과 그 정당성이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학생 탄압에 대해 지난달 미국 아이비리그의 하나인 코넬대는 중국 인민대와의 학생 교류를 중단했다. 코넬대는 인민대가 노동자를 지원한 학생을 처벌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규정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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