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꾸준한 친중 행보로 중국이 필리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필리핀의 도시 한복판에서 중국인 여대생이 무례한 난동을 일으켜 필리핀인들 사이에 반중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필리핀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앞서 9일 필리핀 마닐라 만달루용시의 한 도시철도(MRT) 역에서 한 중국인 유학생이 필리핀 경찰관에게 푸딩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닐라의 한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장모 씨(23·여)는 이날 오전 푸딩이 담긴 일회용 컵을 들고 역 개찰구를 통과하려다 보안 순찰 중인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필리핀정부는 남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반정부 무장단체들의 테러 위험에 MRT역 내 액체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장 씨에게 액체 반입은 안 된다며, 푸딩을 다 먹은 후 들어가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장 씨는 경찰의 제지에 화를 내며 타호 컵을 경찰에게 집어 던졌고 이로 인해 경찰의 옷과 팔 등은 타호 액체로 엉망이 됐다.
장 씨는 곧바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됐지만 신원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됐다.
장 씨의 오만한 행동은 사진과 함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재빨리 퍼졌고 소식을 접한 필리핀인들은 크게 분노하며, 장 씨를 추방하라고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장 씨의 행동은 “중국인들이 필리핀을 하찮게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두테르테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친중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필리핀 국민들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필리핀 내 불법 체류자 급증, △중국인들의 주택 사재기로 인한 집값 상승 등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장 씨의 난동에 대해 시민들의 분노가 이어지자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은 장 씨의 행동에 대해 “경찰관뿐 아니라 모든 필리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판필로 락슨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필리핀 교통부는 장 씨에 대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도시철도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민국은 장 씨에 대해 출입국 관련 규정 위반사항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이번 사건을 엄중히 처리할 경우 중국의 반발과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필리핀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예의 있게 행동할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크게 소란을 피우지 말자”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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