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한자풀이’는 한자의 진수를 소개하는 교양 콘텐츠다. 매주 한 글자씩 선택해 한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전한다.
'믿을 신(信)'
설문해자(說文解字, 중국 한나라의 허신이 한자의 형성 과정과 뜻을 부수별로 정리한 책)’에는 '신(信)' 자는 ‘사람(人)의 말(言)은 믿을 수 있다’고 풀이하며, 확신(確信), 신뢰(信賴), 신용(信用)을 의미한다.
우선 고대 한자 ‘신(信)’은 어떻게 성립됐는지 알아보자.
믿을 신(信)은 사람 인(人)과 말씀 언(言)이 합해진 회의자(會意字, 둘 이상의 한자를 합해 새로운 뜻을 나타낸 글자)로 사람(人)다운 말(言)은 믿을 수 있다는 데서 ‘믿음’이라는 뜻을 가진다.
말씀 언(言)은 축문(口)을 하늘에 전하는 모습으로 기도나 제사를 통해 하늘의 말씀을 받아 내리는 장면을 설명한 것이다.
신과 인간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사람 인(人)’으로 표현하고 있을지라도 사람의 말이 아니라 신탁으로 받아 내리는 말씀이 아니고는 믿을 게 못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믿음의 근본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신의 말을 약속대로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것이 믿을 신(信)에 담긴 깊은 뜻이다.
공자가 주장한 유교의 도덕 이념 또는 정치 이념에서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중 하나다.
믿을 신(信)은 원래 ‘편지’라는 뜻이었다(서신). 편지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있으므로 ‘정보’의 의미로 쓰이게 됐고(송신, 수신, 통신 등), 정보는 믿을 만한 사람한테 전달해야 하므로 여기서 ‘믿는다’는 뜻이 추가됐다. 현대에도 편지, 정보, 믿음의 3가지 뜻으로 쓰고 있다.
어떤 일을 처리함에 평상 시에는 직위나 권위로 밀어붙일 수 있지만 위기 때는 통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는 어떤 어려움이나 곤경에 처해도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꿋꿋한 자세를 보이고 구성원들이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리더는 따뜻하고 밝은 철인(哲人)의 면모와 강철같이 꿋꿋한 철인(鐵人)의 면모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신(信)'과 관련된 사자성어 둘을 소개한다.
삼강오륜에서 '붕우유신(朋友有信)‘은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미덕은 신뢰라는 것이다.
권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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