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현재 전 세계 인구의 25%가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은 향후 더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WRI)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살고 있는 17개 국가들의 수자원이 모두 고갈될 수 있는 시급한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더 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WRI에 따르면 카타르를 비롯해 인도, 이란과 보츠와나 등 17개 국가가 극심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이들 나라는 대다수 중동과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물 부족으로 국가 간 긴장과 폭력이 야기되고 있다.
WR이 선정한 물 부족 국가는 다음과 같다.
■ 중동: 카타르, 이스라엘, 레바논,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오만
■ 유럽: 산마리노공화국
■ 아프리카: 리비아, 에리트레아, 보츠와나
■ 아시아: 인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64개 국가 중에서 물 부족이 가장 심한 국가는 카타르이며, 한국은 전체 순위 중 53위이다.
보고서는 국가 차원에서 물 부족 순위가 낮더라도 개별 지역에서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첸나이는 인도에서 최초로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 인도는 전세계 물 부족 국가 중에서 1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인구가 3배 이상 많기 때문에 상황은 훨씬 참담할 수 있다. 미국은 164개 국가 중에서 7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뉴멕시코주는 극심한 물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케이프타운은 지난해 모든 댐이 말라붙는 '데이 제로’(Day Zero) 위기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지하수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멕시코시티는 지하수가 급속히 고갈돼 도시 전체가 가라앉고 있다. 방글라데시 다카는 지하수 의존도가 너무 높아 지금은 수백 m 지하의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다공질 삼투성 지층)의 물을 끌어올려야만 하는 실정이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면화나 쌀과 같은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작물 경작을 위해 대수층의 물을 고갈시키고 있다.
WRI는 인구 300만명이 넘는 대도시들 중 33개의 2억 5500만명이 극심한 물 부족으로 인한 공중보건과 사회 불안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물 부족 국가는 향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WRI는 오는 2030년 전 세계 45개 도시에서 약 4억 7000만명이 물 부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앤드류 스티어 WRI 회장 겸 CEO는 “물 부족 현상은 많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관련 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상황이 방치될 경우 식량 불안정, 갈등과 대규모 이주, 금융 불안 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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