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자신을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사회에 사는 현대인은 명경지수(明鏡止水)라는 고사성어를 한 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명경지수는 밝은 거울과 움직임이 없는 고요한 물이라는 뜻으로 잡념과 헛된 욕망이 없는 깨끗한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표현하면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 즉 모든 움직임이 멈추고 그 멈춤의 본질인 물이라는 대상조차도 소멸된 상태일 때 비로소 거울처럼 나를 비춰볼 수 있다는 말이다. 불교에 따르면 물이란 인간의 번뇌를 의미한다.
이 고사성어는 <장자(莊子)> ‘덕충부편(德充符篇)’에서 유래됐다.
기원전 5세기경, 춘추시대 노(魯)나라에 왕태(王駘)라는 학문이 높고 성품이 인자한 선비가 있었는데, 당시 공자에 필적할 정도였다.
그러다 왕태는 죄를 짓게 돼 한쪽 발이 잘리는 형벌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를 따르는 제자 수가 공자의 제자 수와 대등했다.
이 점을 탐탁지 않게 여긴 공자의 제자 상계(常季)는 스승에게 말했다.
“스승님, 왕태라는 사람은 죄를 지어 외발이 됐음에도 그를 따르는 제자가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 도대체 그 까닭이 무엇인지요?”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자신의 모습을 물에 비춰 보고자 할 때 흐르는 물이 아닌 고요하게 정지된 물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정지된 물처럼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왕태를 따르는 제자가 많은 이유이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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