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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산책] 무릎학교

편집부  |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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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NS]


작가 : 청현


[SOH] 예의(禮儀)는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종의 규정이다. 그리고 범절(凡節)은 일상생활 모든 일의 순서로서, 상대방에 대한 말투와 몸가짐, 행동의 정해진 형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예절(禮節)이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을 그에 합당한 형식으로 표현하는 행위인 셈이다.


예절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예기(禮記)에 ‘군자는 손자는 안지만 아들은 안지 않는다(君子抱孫不抱子)’는 대목이 있듯이 예로부터 부모는 자식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보편적 경향이었다. 아이가 6ㆍ7살이 되면 안채 생활을 마감하고 조부가 거처하는 사랑방으로 옮겨간다.


이때부터 남성의 고유공간인 사랑채 생활이 시작되며 노후에 죽음도 이곳에서 맞이하게 된다. 사랑채는 방 크기와 위치에 따라 큰 사랑방에는 조부가, 작은 사랑방(아랫사랑방)에는 아버지가 거처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방을 쓰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대개 조부와 손자가 함께 지낸다.


예로부터 엄부(嚴父)ㆍ엄모(嚴母)라는 말은 있어도 엄조부ㆍ엄조모라는 말은 없었다. 전통사회에서 부모는 자식과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겼기 때문에 자연히 조부모와 손자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손자들의 교육도 조부모들이 전담하였는데, 어린 손자들을 무릎에 앉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정교육을 시킨다고 하여 이를 ‘무릎학교’라고도 한다.


가족관계 중에서 아버지와 아들(장남) 관계는 유난히 엄격한 편이다. 아버지는 장차 가문을 물려받을 아들에게 큰 기대를 하는 탓에 자연히 엄격한 교육을 시키게 된다. 그래서 아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그 자리에서 일일이 지적하고 꾸지람을 한다. 이와는 달리 한 세대가 떨어져 있는 손자와 조부는 그야말로 재롱을 부리고 이를 즐겁게 받아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조부는 손자가 잘못을 해도 좀처럼 나무라지 않고 이를 지켜보다가 다른 자리에서 부드럽게 타이르곤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할아버지의 수염을 잡아당길 수 있는 유일한 특권층은 바로 손자였던 것이다. 아울러 아버지와 아들은 재산과 지위를 직접 물려주고 물려받는 관계다. 따라서 재산과 지위를 물려주는 아버지는 우월적 입장에 놓이게 되며 아울러 두 사람의 관계는 불평등하고 구속적이 되기 쉽다.


이런 점에서 조부모와 손자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더구나 손자는 사회생활에 들어가는 과정에 놓여있는 반면 조부는 물러나는 반대 입장에 놓여 있다. 재산과 지위를 직접 주고받지 않는 이들 사이에는 엄격한 구속력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핵가족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어린이들의 인성교육이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쩌면 조부모의 ‘무릎학교‘ 풍토의 실종에 있지는 것이 아닌지 시대조류에 비추어 생각해 본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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