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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구나] 사부가 "도제"를 찾는다는 의미

편집부  |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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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기원]


[SOH] ‘유자가교(孺子可敎‧젊은이는 가르칠 만하다)’란 고사를 언급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바로 한 젊은이가 다리 위에서 노인의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있다.


다리 위의 노인이 왜 유독 장량(張良)에게만 신발을 주워오게 했을까? 신발을 신겨주자 노인은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가 잠시 후에 돌아와 “젊은이는 가르칠만하구나”라고 했을까? 왜 노인은 바로 병서를 주지 않고 세 번이나 ‘닷새 후에 다시 오라’고 했을까?


도가에서는 “사부가 도제(徒弟)를 찾는다”는 말이 있다. 이 이야기는 노인이 어떻게 장량의 품행, 자질, 오성 등을 관찰해서 그를 도제로 최종 낙점했는지를 보여준다.


2천 5백년 전 어느 화창한 봄날, 한 준수한 청년이 강가로 걸어왔다. 그는 바로 얼마 전 박랑사(博浪沙)에서 진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장량이었다.


장량은 본래 전국시대 한(韩)나라의 귀족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까지 2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다. 그러나 한나라가 진(秦)나라에 의해 멸망한 후 나라와 가문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사재를 털어 120근에 달하는 철퇴를 잘 사용하는 힘센 장사를 얻었다. 장량은 일을 추진함에 신중했고 계획을 잘 세웠다.


진시황이 순시할 때 의장대열의 규모와 이동 노선, 시간을 확실히 파악한 장량은 장사를 시켜 박랑사에서 진시황을 암살하게 했다. 그러나 장사가 격파한 수레는 진시황이 탄 마차가 아니었다. 깜짝 놀란 진시황은 전국에 자객 수배령을 내렸다. 장량은 이름을 숨기고 하비에 은거했다. 


“젊은이!” 장량이 막 백석교를 건너가는데 거친 황색 도포를 입은 백발노인이 길을 막았다. “내 신발 좀 주워주게!” 노인이 장량을 바라보면서 신발을 다리 아래로 던졌다. 그는 속으로 ‘왜 저러는 건가? 일단 신을 주워드리자. 어쨌든 노인은 도와야 하니까.‘ 하고 생각했다.


“신겨주게” 노인은 흰 수염을 만지면서 다리를 뻗었다. 장량은 침을 한번 삼키고는 묵묵히 땅에 꿇어앉아 신발을 신겨드렸다. 노인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곧장 가버렸다.


‘설마 그냥 가는 걸까?’ 장량은 점점 사라져가는 노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후 노인이 몸을 돌려 돌아오더니 장량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는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젊은이는 가르칠 만하구나! 닷새 후 이른 아침에 이곳에서 나를 기다려라.” 장량은 마음이 움직여 곧장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닷새 후 동이 틀 무렵 장량이 다리 위에 도착하니 노인이 이미 와 있었다. 노인은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노인과 약속을 했는데 어째서 늦는단 말이냐? 닷새 후 아침에 다시 오너라!” 닷새 후 장량은 닭이 울 때 갔지만, 노인은 한참 전에 와 있었다. 장량에게 또 화를 냈다. “어째서 또 늦었느냐? 닷새 후에 다시 오너라.”


닷새째가 되는 날 장량은 아예 한밤중에 다리 위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기뻐하면서 “마땅히 이래야지!” 하면서 책 한 권을 꺼내 장량에게 주었다. “이 ‘태공병법(太公兵法)’을 읽으면 임금의 스승이 될 수 있다. 10년 후 공을 이룰 것이다.”


노인이 장량에게 “젊은이는 가르칠 만하구나”라고 한 것은 과거에 도가에서 말하던 ‘사부가 도제를 찾는다’는 이치와 연결된다.


사부는 한 문(門)의 정화나 비기를 도제에게 전수해야 하므로 근기, 자질, 도덕성, 오성 등을 미리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노인은 하비에 은거해 있던 도가의 고인(高人) 황석공(黄石公)인데, 장량의 근기가 좋음을 알고 적극적으로 떠보기 위해 이런 연극을 벌인 것이다.


신발을 주워오게 하거나 신기게 하는 것 하나 하나가 인내심을 살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노인은 그것으로도 충분치 않아 다른 시험거리를 배치했다. 닷새 후 아침에 오게 하고는 두 차례나 장량보다 먼저 나타났다. 결국 장량은 변통(變通)을 이해하고 세 번째는 밤에 찾아가 노인의 포석을 깨뜨렸다. 노인은 그제서야 태공병법을 건네주었다.


변통을 이해하는 것은 병법을 배우는 전제가 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지상담병(紙上談兵)한 조괄(趙括)처럼 죽을 때까지 병법만 읽고 변통을 몰라 결국 자신의 생명을 해치게 된다. 장량은 나중에 유방을 보좌해 위험을 없애고 기선을 제압했다. 유방은 그를 가리켜 “장막 안에서 계책을 내어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지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고인(高人)의 눈에는 품행이 좋고 자질이 뛰어나며 오성이 좋은 사람이라야만 비로소 비기와 의발을 전수할 대상이 된다. 또한 그런 사람이라야만 나라에 유익한 동량이 될 수 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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