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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산책] 문은 벽에 있다

편집부  |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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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작가 : 청현


[SOH] 하늘의 제왕인 독수리는 삶의 한계에 직면해 문을 여는 존재다. 독수리의 평균 수명이 인간과 비슷한 까닭은 늙음과 죽음의 벽에 직면해 스스로 새로운 삶의 문을 열기 때문이다.


독수리는 30년 좀 넘게 살게 되면 무뎌진 부리가 자라서 목을 찌르고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한다. 날카롭게 자란 발톱마저 살 속을 파고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독수리는 본능적으로 이대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을 밟아 새롭게 태어날 것인가 선택하게 된다. 만일 새 삶을 선택하면 6개월 정도 그 과정을 견뎌내야 한다.


높은 산정에 둥지를 틀고 암벽에 수도 없이 부리를 쳐 깨뜨리는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새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새 발톱이 자랄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한다. 그러고는 그 새 부리로 낡은 날개의 깃털도 뽑아내고 새 깃털이 자라 날갯짓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의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때 독수리의 몸은 피범벅이 된다. 그런데도 독수리는 그 고통의 벽 앞에서 자신을 전부 새롭게 갈고 새 삶의 문을 연다. 각고로 구태를 벗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새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이라는 벽 앞에서 내일이라는 새로운 삶을 위해 독수리처럼 선택과 결단의 문을 열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반드시 독수리와 같은 고통과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


벽이 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벽은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으로 원하는지 가르쳐준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 않는 사람은 그 앞에 멈춰서라는 뜻으로 벽이 있는 것이다. 인생의 벽을 절망의 벽으로만 생각하면 그 벽 속에 있는 희망의 문을 발견할 수 없다.


벽을 벽으로만 보면 문은 보이지 않는다.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결국 벽이 보이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보면 결국 문이 보인다. 벽 속에 있는 문을 보는 눈만 있으면 누구의 벽이든 문이 될 수 있다. 그 문이 굳이 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문(正門)은 좁은 문이다.


좁은 문을 열고 나가기만 하면 화해와 희망의 세상은 넓다. 그러나 마음속에 작은 문을 하나 지니고 있어도 그 문을 굳게 닫고 벽으로 사용하면 이미 문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방이 벽이다. 이념 간,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의 벽이 견고하다. 어떤 때는 높디높은 성벽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느껴져 숨이 막힌다.


그러나 그 어떤 성벽이라도 문은 있다. 문 없는 벽은 없다. 모든 벽은 문이다. 벽은 문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벽 없이 문은 존재할 수 없다.



편집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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