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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오공을 오행산 밑에 깔아놓다-12회

편집부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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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제천대성 손오공을 단두대 기둥에 꽁꽁 묶은 천병들은 오공에게 달려들어 칼로 베고 도끼로 패고 창검으로 찌르고 했지만, 오공의 몸에 상처 하나 낼 수가 없었지요.


이에 화신은 불로 뇌신은 벼락으로 오공을 쳤으나 오공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옥황상제는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옥제: “그놈의 그 사악한 힘을 어떻게 다스려야 한단 말인가?”


이때 옆에 있던 태상노군이 옥황상제에게 아뢨습니다.


노군: “그 원숭이 놈은 천궁의 복숭아와 어주를 훔쳐 먹고 또 다섯 표주박이나 되는 저의 선단까지 훔쳐 먹었기에 그의 몸은 강철이나 다름없습니다. 제가 그놈을 끌고 가서 팔괘로에 집어넣고 다시 구워서 선단을 녹여 낸다면 그놈도 재가 되고 말 것입니다.”


옥황상제는 곧 육정. 육갑 에게 분부해 오공을 노군에게 넘겨주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랑현성에게 금꽃 백송이. 선주 일백 병. 선단 일백 알, 그 밖의 많은 진주 보석과 수놓은 비단을 하사해 여러 형제들과 나누어 가지게 했습니다.


이한천 노솔궁으로 오공을 끌고 온 태상노군은 오공의 결박을 풀고 갈비뼈 사이에 찔러 넣은 쇠고리를 빼낸 다음 오공을 팔괘로 안에다 밀어 넣고 소동을 시켜 불을 지피게 했지요. 원래 팔괘로는 건. 감. 간. 진. 손. 이. 곤. 태의 팔괘로 되어 있었어요. 팔괘로 안에서 오공은 ‘손궁’자리를 찾아 바짝 파고 들어갔습니다. ‘손’은 곧 바람이요. 바람이 불면 불이 닿을 수 없기 때문이었지요. 다만 바람이 연기를 몰아오는 통에 오공은 눈을 뜰 수 없었고, 마침내 눈병을 얻어 불같이 이글거리는 금빛 눈알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간은 또한 흘러가기 마련이지요 오공을 굽기 시작한 지 49일 되던 날 노군은 선단을 꺼내기 위해 뚜껑을 열었습니다. 기회를 노리고 있던 오공은 날래게 뛰쳐나와 귀에서 여의봉을 꺼내들고 무엇이건 닥치는 대로 짓부숴버렸습니다 오공의 서슬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그것을 시에 담아 보면 이렇습니다.


  천지의 기운 어우러진 몸이 기와 합쳐지니
  만 겁 세월이 천 번 바뀌어도 자연 그대로이네.
  아득히 태초의 모습 그대로 혼돈된 태을
  변함없이 움직이지 않아 초현이라네
  화로 속에 단련한 것은 납이나 수은이 아니요
  속세 벗어나 불로장생하는 신선이었네
  변화가 무궁할진대 또 다시 변화하니
  삼귀오계를 말해 무엇 하랴?


또한 이런 시도 있지요.


  원숭이 몸에 사람의 마음 착했어도
  마음 또한 원숭이로 보아야 하리.
  제천대성이란 가짜 의논이 아니요
  필마온은 알맞은 관직이었네
  말과 원숭이가 한데 어울렸거든
  단단히 굴레 씌워 날뛰게 말 것을
  만물의 상태는 달라도 이치는 하나
  여래와 마찬가지로 종래는 쌍림에 들리라.


손오공은 여의봉을 휘두르며 통명전을 거쳐 영소보전으로 들어가려다가 문 앞에서 쇠도리깨를 들고 있는 우성진군의 좌사 왕령관과 마주쳤습니다.


왕령관: “이 고약한 원숭이 녀석 어딜 들어가려 하느냐? 내가 있는 한 함부로 날뛰는 너를 더는 봐주지 않겠다.”


그러나 오공은 가타부타 말없이 왕령관을 향해 여의봉을 내리쳤습니다. 재빨리 몸을 피한 왕령관은 노기등등해 오공에게 달려들었지요. 쇠도리깨와 금고봉이 무수히 번쩍이며 부딪혀도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자 우성진군은 뇌부에 관원을 띄워 서른여섯 명의 뇌신을 데려오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공은 털끝만치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이 여의봉을 휘두르며 전후좌우로 달려드는 뇌신들을 척척 막아냈습니다. 이들이 싸우는 소리는 마침내 옥황상제의 귀에까지 전해져, 옥황상제는 곧 유혁령관과 익성진군을 서천에 보내 석가여래를 청해오게 했습니다.


여래: “옥황상제께서 어인 일로 두 분을 이리 보내셨는가요?”


석가여래의 물음에 유혁령관과 익성진군은  손오공의 출생부터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상세히 보고했습니다. 석가여래는 듣고 나서 보살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래: “그대들은 법당에서 참선을 하고 계시오. 내 가서 요괴를 잡아 응분의 처분을 하고 올 것이오.”


여래는 아난과 가섭 두 제자를 거느리고 고함소리가 진동하는 영소보전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는 서른여섯 뇌장이 손오공을 둘러싸고 악전고투를 하고 있었지요.


여래: “뇌장들은 무기를 거두고 포위망을 풀어 대성이 나오도록 하라. 내 어디 그놈의 재주를 가늠해 보리라.”


뇌장들이 일제히 뒤로 물러서자 오공은 법술을 거두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씩씩거리며 여래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오공: “너는 어디서 온 누구이길래 남의 싸움을 말려놓고 감히 날 심문하려드는 거냐?”


여래: “나는 서방의 극락세계에서 사는 석가모니존자 나무아미타불이다. 듣기로 네가 방약무도하게 날뛰며 여러 차례 하늘 궁정을 어지럽혔다 하던데, 대체 어디서 자라 언제 도를 깨쳤으며, 왜 이런 난폭한 짓을 하느냐?”


그러자 오공은 노래하듯 주워섬겼습니다.


오공: “나로 말하면


 하늘땅이 낳아주신 화과산의 원숭이요.
 수렴동에 자리잡고 스승 찾아 수행했네.
 장생불로 도술 배워 신통력이 무궁하니
 인간세상 너무 좁아 하늘나라 치러왔네
 영소보전 예로부터 강한 자가 주인이니
 나도 한번 제왕 되어 쥐락펴락 해보리.”


여래: “허허허허… 네 이 녀석! 기껏해야 원숭이 요괴 주제에 어디라고 감히 옥황상제의 보좌를 탐내는 게냐? 그분은 어려서부터 수행하여 1천7백 50겁의 어려운 길을 걸어오셨다. 매 한 겁이 12만 9천 6백년이니 네가 한번 세어보아라. 얼마나 많은 세월을 거쳐서야 그와 같은 지고지상의 대도를 행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막 말하지 말고 본분을 지켜라. 그렇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다가 내 손에 걸리는 날엔 네 목숨이 붙어 있지 못할 것이니, 결국 네가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없게 되지 않겠느냐?”


오공: “ 옥황상제가 아무리 오래 수행했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그 자릴 차지하란 법은 없어. ‘황제는 돌아가며 하는 법, 내년엔 내가 하리라’란 속담이 있듯이 내가 왜 그 노릇을 못한 단 말이냐? 옥황상제에게 그 자리를 이 손오공님에게 내 놓으라 일러라. 그렇잖으면 이 천궁을 수라장으로 만들어 놓고 말테니.”


여래: “그래 네 놈이 변신술 외에 또 무슨 재주를 가지고 있기에 감히 천궁을 차지하겠다는 게냐?”


오공: “재주라면 헤아릴 수 없이 많지. 나는 일흔두 가지 둔갑술을 쓸 수 있고, 만  겁이 지나도록 장생불로할 수 있으며, 근두운을 타고 눈 깜짝할 새에 십만 팔천 리를  갈 수 있지. 이만하면 옥좌에 앉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여래: “그럼 어디 내기를 해보자. 네가 만약 그 근두운을 써서 내 이 손바닥에서 빠져 나갈 수 있다면, 내 옥황상제께 여쭈어 그 자리를 너에게 내주도록 하마. 그러나 만약 내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할 때는 하계로 내려가 요괴노릇이나 하면서 살아야 한다. 알겠느냐?”


오공: ‘저 여래란 작자는 참으로 멍청하군. 단숨에 10만 8천리를 갈 수 있는 이 오공님이 저 손바닥 하나 벗어나지 못하랴!“


오공: ‘당신은 약속을 실행할 수 있겠지? “


여래: “암, 있고말고.”
 

여래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자 손바닥이 연꽃 잎사귀만큼 커졌습니다. 오공은 여의봉을 귀구멍에 집어넣고 냉큼 여래의 손바닥 위로 뛰어올라 힘을 모아 위로 솟구쳐 오르며 크게 소리쳤어요.


오공: “자. 그럼 난 밖으로 나간다!”


석가여래의 눈에 오공은 바람개비처럼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갔을까? 문득 오공의 눈앞에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다섯 개의 살빛 기둥이 나타났습니다.


오공: “음, 여기가 하늘 끝인가 보군. 이제 돌아가 영소보전에 앉는 일만 남았어. 아니다. 여기다 표시라도 남겨야 여래가 딴소리를 못하지.”


오공은 털 하나를 뽑아 먹 묻은 붓으로 변화시킨 후 가운데 기둥에 ‘제천대성이 이곳을 유람했노라.’ 라고 큰 글씨로 써놓은 후 옆 기둥에다 오줌까지 싸고는 질풍같이 돌아와 석가모니 손바닥 안에 내려섰습니다.


오공: “난 이미 밖으로 나갔다 왔다 그러니 이제 그만 옥황상제로 하여금 그 자리를 내놓게 해라!”


여래: “이 더러운 오줌싸개 같으니라구! 네가 언제 내 손바닥을 벗어났단 말이냐? 자, 여기를 내려다 보거라!”


오공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내려다보니 여래의 가운뎃손가락에 ‘제천대성이 이곳을 유람했노라’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손가락 사이에서는 지린내까지 풍기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손오공은 믿을 수 없어 다시 가서 확인하기 위해 몸을 솟구쳐 여래의 손바닥을 뛰쳐나가려 했습니다. 그러자 여래는 손바닥을 뒤집어엎어 손오공을 서천문 밖으로 내려뜨려 오행산 밑에 깔아놓았지요. 옥황상제와 여러 신선들은 여래의 법력에 감사를 표하며 각가지 진귀한 보물을 선사했습니다. 여래가 사의를 표하고 아난과 가섭을 데리고 서방의 극락세계로 돌아가는데 오행산 밑에 깔린 오공이 고개를 쳐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여래가 아난을 시켜 오행산 꼭대기에 있는 바위에 부적을 붙이게 하자, 산이 땅에 뿌리를 내려 대지와 맞붙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여래는 자비심이 일어나 진언을 외우고 나서 토지신을 불러 분부를 내렸습니다.


여래: “너는 이 산의 오방게체와 살면서 오공을 보살피도록 해라. 오공이 주릴 때는 철환을 먹이고 목이 마를 때는 구릿물을 마시게 해라. 언제든 그의 죄가 다 씻겨 지면 인연 있는 사람이 그를 구해 줄 것이다.”


  열강을 억눌러 자기 세력 뽐내며 호걸들을 휘몰아 잔재주 부렸고
  옥황상제 부름 받아 벼슬 살면서 천궁의 반도와 어주 훔쳐 먹었네.
  죄지어 갇힌 몸 고역에 시달려도 선근의 덕분으로 기력은 남아 있다네.
  여래의 손바닥에서 벗어나려거든 당나라 성승을 기다려야 한다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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