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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은 성지를 받아 장안 길을 떠나다-13회

편집부  |  201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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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옥황상제에게 작별을 고하고 뇌음보찰로 돌아온 석가여래는 한동안 한가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것을 시로 담아보면 이렇지요.
 

  구속 없이 오가는 한가로움에
  공포도 근심도 전혀 없다네.
  극락세계 모든 것 그지없거니
  대천세계에는 계절도 없네.


어느 날 석가여래는 여러 부처와 나한, 게체, 보살, 금강, 비구승과 비구니들을 모아놓고 말했습니다.


여래: “내가 그 고약한 원숭이를 처벌한 뒤로 속계에서는 아마 오백 년은 흘렀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이 바로 7월 보름날이구나. 내게 보배로운 그릇이 하나 있으니 거기다가 꽃과 과일을 담아 놓고 내 그대들과 ‘우란분회’를 베풀까 한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여래의 말에 일동은 제각기 합장을 하고서 차례로 삼잡의 예를 올렸습니다. 여래는 보배로운 그릇의 꽃과 과일을 아난에게 들리고, 가섭에게 그것을 널리 흩뿌리게 했지요. 일동은 감격하여 저마다 시를 지어 여래에게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 중 ‘복’ 자를 빌려 노래한 시를 보면


   복별 세존 앞에 비춰   복은 더욱 무궁하고
   복덕 많아 무강하니    복과 하늘 동반하네.
   복을 심어 풍년이요    복이 넘쳐 바다인데
   복이 자라 복음 낳고   복이 늘어 끝이 없네.


일동은 시를 읊고 나서 사물의 근본을 밝혀 주고 그 원류를 풀이해 줄 것을 여래에게 청했습니다. 여래가 대법을 강론하기 위해 입을 열자 천룡이 그 주위를 감돌고 꽃비가 부슬부슬 쏟아져 내렸습니다.


   참나의 마음 천강에 달빛 맑게 비치고
   참된 마음 만리의 하늘 맑게 적시네.


여래는 법문을 마치고 나서 일동에게 말했습니다.
 

여래: “내가 사대부주를 두루 살펴보니 중생들의 선과 악은 그 지역에 따라 달랐다. 동승신주 사람들은 천지를 받들고 마음도 너그러우며, 북구로주 사람들은 살생을 즐기는 것 같으나 단지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고, 성질은 거칠어도 행패는 부리지 않고 있다. 우리 서우하주 사람들을 보면 탐욕과 살생을 금하고 전심으로 수양에 천명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남섬부주 사람들은 탐욕스럽고 음란하며 살생과 싸움이 멈추지 않는다. 내 지금 여기에 삼장진경이 있어 이것으로 그들을 선한 사람으로 제도할까 한다.”
 

관음보살: “불존께선 어떤 삼장진경을 가지고 계십니까?”
 

여래: “내게 있는 삼장진경은 하늘에 대한 ‘법’, 땅에 대한 ‘논’, 그리고 영혼에 대한 ‘경’ 장이다. 통틀어 서른다섯 부로 1만 5천 1백44권이나 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이치를 깨닫는 길이 될 것이며 선으로 돌아가는 올바른 문이 되리라. 나는 이것을 저 동녘 땅에 전해주고 싶은데, 그곳 중생은 어리석어서 진언을 헐뜯고 있다. 그래서 나는 법력이 있는 신선을 동녘 땅에 보내, 수륙만리의 고초를 겪으면서 이 삼장경서를 가져갈 근기 있는 한 사람을 선발하게 하고 싶다. 이 삼장경서로 동녘 땅의 중생을 감화시킨다면 실로 산에 비할 복덕이요. 바다에 견줄 경사일 것이다. 그대들 가운데 누가 세속에 다녀오겠는가?”
 

여래의 말에 관음보살이 먼저 보련대 앞으로 다가가 여래에게 삼잡의 예를 올렸습니다.
 

관음보살: “제가 비록 재주는 없지만 동녘 땅에 가서 경을 가지러 올 사람을 구해 보겠습니다.”


여래: “관음존자라면 신통력이 무궁하니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을 거요.”


관음보살: “제가 동녘 땅으로 떠나기 전 에 더 분부하실 말씀은 없으신지요?”


여래: “구름과 안개를 낮추어 타고가면서 산과 물의 실태를 기억했다가 경을 가지러 오는 사람에게 알려주도록 하라. 그리고 신념이 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번 길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니 내 그대에게 다섯 가지 보배를 내주겠노라.”


여래는 곧 아난과 가섭에게 ‘금란가사’ 한 벌과 ‘구환석장’ 하나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여래: “이 가사와 석장은 경을 가지러 오는 사람에게 주도록 하라. 그가 이 가사를 입게 되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며, 이 석장을 짚게 되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보살이 예를 갖춰 그것을 받아들자, 여래는 다시 세 개의 조임테를 꺼내어 보살에게 주었습니다.


여래: “이것은 ‘긴고아’로서 모양은 서로 같지만 용도는 각기 다르다. 나에게 ‘김, 긴, 금’의 세 주문이 있는데, 도중에 신통력 있는 요마를 만나게 되거든 선행을 권하고, 장차 경을 가지러 오는 사람의 제자가 되게 하라. 만약 그가 스승의 말을 듣지 않을 시에 이 굴레를 머리에 씌우면 굴레는 살 속에 뿌리를 뻗게 될 것이고, 주문을 외우게 되면 그 자는 눈알이 튀어나오고 머리가 아파 못 견딜 것이며, 종래는 불문에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관음보살은 여래에게 작별을 고하고 혜안행자와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천근의 철봉을 손에 든 혜안은 보살의 신변을 지키고 요마를 항복시킬 장사의 소임을 맡았습니다. 보살은 금란가사를 보자기에 싸서 혜안에게 짊어지운 다음 자신은 조임테를 품속에 간직하고 석장을 손에 들고 영산을 내려갔습니다. 얼마나 갔을까? 두 사제 앞에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깊이가 삼천 척이나 되는 약수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유사하라는 큰 강이었지요.


관음보살: “혜안아, 여기는 정말 험악한 곳이로구나. 경을 가지러 올 사람은 초인도 아닌데 이렇게 넓은 강을 어떻게 건널 수 있겠느냐?”


혜안: “스승님, 이 강의 너비가 얼마나 될까요?”


이 물음에 보살은 구름을 멈추고 강물을 굽어보았지요. 보살이 이리저리 강물을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철벅! 하는 소리와 함께 요괴 하나가 뛰쳐나왔습니다. 요괴의 모습은 이랬지요.


   미욱한 얼굴에 벌거벗은 몸뚱어리
   번뜩이는 눈은 아궁이 불티같구나.
   붉은 머리칼 쑥대강이같이 풀어헤치고
   톱니 같은 이빨에 찢어진 입으로
   우레 같이 울부짖으며 물위를 바람같이 달린다.


요괴는 보장을 손에 들고 언덕으로 뛰어오르더니 다짜고짜 보살에게 덤벼들었습니다. 어느 결에 혜안이 철봉을 들어 가로막으며 소리쳤습니다.


혜안: “웬 놈이냐? 게 섰거라!”


요괴: “으흠~ 좋아 그럼 내가 네 놈부터 먹어주겠다.”


혜안과 요괴는 철봉과 보장으로 유사하 기슭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들은 마치 강가에서 춤추는 두 마리 이무기처럼 물결을 박차고, 공중으로 솟구쳐 다니며 수십 합을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요괴: “넌 어디서 굴러온 중놈인데 겁도 없이 덤벼드는 게냐?”


혜안: “나로 말하면, 탁탑천왕의 둘째 아들 목차 혜안행자다. 스승님을 모시고 동녘 땅으로 가는 길인데 감히 어디라고 네 놈이 막아서는 거냐?”


요괴: “뭐… 뭐라고, 그럼 당신이 남해관음보살의 제자로 자죽림에서 수행한다는 목차란 말이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곳엘 다 오셨소?”


혜안: “저 언덕 위에 계시는 분이 바로 남해관음보살님인 나의 스승님이시다.”


혜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요괴는 기겁을 하며 보장을 땅에 내던졌습니다. 그리고 혜안이 잡아끄는 대로 관음 앞에 나아가 꿇어 엎드렸습니다.


요괴: “보살님! 부디 이놈의 불찰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본디 요괴가 아니라 천궁의 영소보전에서 임금의 수레를 모시고 있던 권렴대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도회 때 실수로 유리잔을 깨뜨리는 바람에, 옥황상제께서 하계로 내쫓아 이런 몰골로 변하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레에 한 번씩 날카로운 칼을 날려 보내 저의 가슴과 옆구리를 백여 차례씩 찔러대고 있습니다. 게다가 굶주림과 추위까지 겹치고 보니 저는 하는 수 없이 2, 3일에 한 번씩 물속에서 뛰쳐나와 지나가는 행인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또 이렇게 보살님을 알아 뵙지 못하고 큰 죄를 지었습니다.”
 

관음보살: “너는 천궁에서 죄를 지어 하계로 떨어졌다면서, 왜 또 살생을 하는 게냐? 마침 내가 지금 여래의 뜻을 받들어 경을 가지러 올 사람을 찾으러 동녘 땅으로 가는 길이니, 너에게 기회를 주마. 네가 불문에 귀의하고 장차 경을 가지러 올 사람의 제자가 되겠다면, 내가 너에게 날아오는 칼의 형벌을 면하게 해주마. 그리고 공을 세워 죄를 용서받게 되는 날 다시 천궁으로 복직될 것이다. 네 생각은 어떠냐?”
 

요괴: “제발 그렇게만 되게 해주십시오. 그런데 보살님! 저는 이미 많은 사람을 잡아먹었습니다. 그 중에는 경을 가지러 가는 사람도 있었지요. 저는 그들의 해골을 죄다 유사하에 던져 가라앉혀 놓았습니다. 이 강물은 깃털처럼 가벼운 것도 전혀 뜨지 못하니까요. 그런데 기이하게도 경을 가지러 가는 아홉 사람의 해골만은 물위에 뜬 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한 줄로 꿰어 노리개로 삼아왔습니다. 그러니 더는 경을 가리러 가는 사람이 안 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관음보살: “걱정하지 말거라. 꼭 올 것이니 너는 그 해골을 목에 걸고 기다리고 있어라. 앞으로 쓸모가 있을 것이다.”
 

요괴: “예 지금부터 저는 보살님의 가르침에 따르겠습니다.”


보살은 요괴의 머리에 손을 얹어 계를 내리고 유사하라는 강의 이름을 따서 성은 사, 법명은 오정이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불문에 들어선 사오정은 보살을 배웅하고 나서는 더는 살생하지 않았으며, 마음을 평정하고 오로지 경을 가리러 가는 사람이 나타나기만 기다렸습니다.


사오정은 언제나 삼장법사를 만나게 될까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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