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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은 성지를 받아 장안 길을 떠나다-14회

편집부  |  20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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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오정에게 경을 가지러 가는 사람을 기다리라는 부탁을 남기고, 보살과 목차는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얼마쯤 가자 그들 앞에 요기가 잔뜩 서려있는 높은 산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이 막 구름을 타려는데 난데없이 한 자락의 광풍이 일면서 험상궂게 생긴 요괴 하나가 괴성을 지르며 뛰쳐나왔습니다. 그 요괴의 생김새 또한 아주 흉악했지요.


    뒤얽힌 머리카락. 뾰족한 주둥이는 귀밑까지 찢어졌고
    축 늘어뜨린 부채 같은 귀에 뒤룩거리는 탐욕스런 눈망울.
    이무기 비늘 달린 닳아빠진 갑옷에 눌러 쓴 황금투구
    손엔 쇠갈퀴 허리엔 활을 차고 우악스레 날뛰는 폼은
    태세신의 머리에 흙이라도 끼얹을 기세다.


요괴가 다짜고짜 보살을 향해 휘둘러댄 쇠갈퀴가 혜안의 철봉에 맞부딪쳤습니다.


혜안 : “이놈아! 누구 앞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거냐?”


요괴 : “중놈의 새끼가 목숨 아낄 줄을 모르는 구나! 내 이 쇠갈퀴로 네 놈의 목숨을 거두어 주마.”


흉악스런 요괴의 아홉 날 달린 쇠갈퀴와 혜안의 철봉의 대결은, 번쩍번쩍 검은 섬광을 내뿜으며, 흙먼지와 돌을 날려 천지가 캄캄해졌습니다. 그 속에서 둘의 싸움은 쉼 없이 계속됐으나 승패는 아련했지요. 이때 관음보살이 공중에서 연꽃을 내리 던져 갈퀴와 철봉을 갈라놓았습니다. 그것을 본 요괴는 흠칫 놀라 소리쳤습니다.


요괴: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그따위 꽃으로 나를 달래려 드는 거냐?”


혜안: “이놈아! 너는 남해보살님도 몰라보고 그따위 소릴 하는 거냐?”


요괴: “너 설마! 삼재를 쫓고 팔난을 구제하신다는 그 남해보살님을 말하는 건 아니 지?”


혜안: “바로 그 분이시다.”
 

혜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요괴는 갈퀴를 내던지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요괴: “노형! 내가 죽을죄를 지었소. 제발 나를 그 분께 인도해 주시오.”


혜안: “저기 계시지 않느냐?”


혜안은 고개를 들고 보살이 있는 공중을 가리켰습니다. 요괴는 하늘을 우러러 절을 하고는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요괴: “보살님! 모르고 지은 죄이오니 부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보살은 구름을 낮추어 요괴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보살: “너는 무엇 때문에 멧돼지로 둔갑해서 나를 막아서는 게냐?”


요괴: “보살님. 저는 원래 천계의 은하수에서 일을 보던 천봉원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가 술김에 월궁의 상아를 희롱한 것이 옥황상제께 알려져 2천대의 매를 맞고 하계로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제 딴엔 훌륭한 새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 빌려 들어간 것이 그만 실수로 암퇘지의 뱃속으로 들어가 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디 저를 구원해 주십시오.”


보살: “이 산의 이름은 무엇이더냐?”


요괴: “복릉산입니다. 이 산 속에는 난이저라는 여자의 소유인 운잔동이라는 큰 굴이 있습니다. 그녀는 내가 무예 하는 것을 보고는 저를 남편으로 삼았지요. 그런데 일 년도 못되어 그녀는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 저는 얼마나 되는 세월을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별로 빌어먹을 일거리도 없고 해서 지나는 사람을 잡아먹으며 살고 있습니다. 부디 이놈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보살: “옛사람들은 ‘자기의 장래를 위해서는 절대로 앞길을 그르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너는 천궁에서 죄를 지어 떨어지고도 어째서 아직도 나쁜 마음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거냐?”


요괴: “보살님! 속담에도 ‘관법을 따르다간 맞아 죽기 마련이요. 불법을 따르다간 굶어죽기 십상이라’라고 했습니다. 보살님 말씀대로 살다간 전 찬바람만 마시며 살아야 합니다. 이중의 죄 삼중의 죄를 진다한들 어찌 그렇게 살 수 있겠습니까?”


보살: “착해지려는 마음만 있다면 하늘은 반드시 그 소원을 들어주신다. 네가 옳은 길로 살려고만 한다면, 세상에는 오곡이 있어 굶어 죽지는 않는다. 그런데 넌 무엇 때문에 사람을 잡아먹고 살아갈 생각을 하느냐?”


요괴: “저도 올바른 길을 걷고 싶지만 이미 하늘에서 죄를 지은 몸이라 하소연할 곳조차 없소이다.”


보살: “나는 여래의 뜻을 받들어 경을 가지러 갈 사람을 구하러 동녘으로 가는 길이다. 네가 그 사람의 제자가 되어 서역을 다녀온다면, 그 공로로 너의 죄를 용서 받아 이 불행에서 구원될 수 있을 것이다.”


요괴: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는 그 분을 성심껏 모시겠습니다.”


보살은 그의 머리를 짚고 불가의 계를 내려준 다음 성은 저 법명은 오능이라 부르게 했습니다. 저오능은 이때부터 보살의 가르침대로 비린음식을 삼가고 오훈채와 삼염을 일절 끊고 오로지 경을 가지러 가는 사람이 나타나기만 기다렸습니다.


오능과 작별 한 보살과 목차는 다시 구름을 타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옥룡이 공중에 매달린 채 애처롭게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보살: “너는 무엇 때문에 이런 벌을 받고 있느냐?”


옥룡: “저는 서해 용왕 오윤의 아들입니다. 일전에 저는 불장난을 하다 그만 어전의 구슬을 태워버렸습니다. 화가 난 부왕께서는 저를 불효자라고 천궁에 상소했습니다. 그로인해 저는 옥황상제에게 이렇게 매달린 채 매를 3백대나 맞았습니다만. 얼마 후엔 저를 아예 훼멸시키겠다고 합니다. 보살님! 부디 은혜를 베푸시어 저를 살려주십시오.”


옥룡의 말을 듣고 난 보살은 목차를 데리고 남천문으로 가 옥황상제를 뵙고 아뢰었습니다.


보살: “소승은 여래의 분부를 받고 동녘 땅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도중에 저 공중에 매달려 있는 옥룡을 보았습니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 그 용의 목숨을 저에게 맡겨주신다면 소승은 그에게 경을 가지러 갈 사람을 태울까 합니다.”


옥황상제는 그 즉시 천장을 시켜 옥룡을 보살에게 맡기게 했습니다.


보살은 옥룡을 깊은 골짜기의 개울에다 놓아주고, 경을 가지러 가는 사람을 기다렸다가 백마가 되어 서역으로 가서 공을 이루라고 일렀습니다.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별안간 눈앞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 서리고 수만 갈래의 금빛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목차: “보살님! 저 금빛이 솟아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오행산입니다. 저기 여래님의 압첩이 보입니다.


보살: “그렇구나. 여기가 바로 반도대회를 어지럽히고 하늘 궁전을 떠들썩하게 한 그 제천대성이 잡혀 있는 곳이구나.”


목차: “예 틀림없이 옴짝달싹 못하고 이 밑에 갇혀 있을 겁니다.”


사제가 함께 산정에 올라 바윗돌에 붙여 놓은 압첩을 보니 거기에는 ‘옴 마 니 반 메 홈’이라는 진언이 적혀 있었어요. 보살은 그것을 보고 가볍게 탄식하며 시 한 수를 지어 읊었습니다.


    하늘의 가르침 저버리고
    부질없이 뽐내며 날쳐대더니
    속임수로 반도회 망쳐놓고
    도솔궁에 뛰어들어 분탕쳤더라
    십만의 천병 속에 적수 없었고
    구천에 올라 위풍 떨치더니
    여래의 형벌 받아 갇혀진 신세
    언제면 풀려나와 공을 세우랴.


산 밑에 깔려 있던 오공은 보살과 혜안이 주고받는 말소리를 듣고는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손오공: “누구냐? 산 위에서 시를 읊으면 내 흉을 보는 자가?”


보살은 소리 나는 곳을 찾아 산을 내려 왔습니다. 오공을 지키고 있던 토지신 산신천병들이 나와 보살을 맞이해 오공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습니다. 돌 상자 안에 갇힌 오공은 말은 할 수 있어도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요.


보살: “손가야, 나를 알아보겠느냐?”


오공은 타오르는 불같은 눈에 금빛 눈동자를 번쩍 뜨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손오공: “물론입니다. 너무 잘 알지요. 당신은 남해의 보타 낙가산에 살면서 신령들을 고난에서 구해 주는 대자대비 나무관세음보살이 아니시오? 여기에 갇힌 뒤 하루를 일 년같이 보내고 있건만. 누구 하나 찾아와 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보살께서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보살: “여래의 분부로 경을 가지러 갈 사람을 구하러 동녘으로 가는 길에, 마침 여기를 지나게 되어 너를 보러 온 것이다.”


손오공: “여래가 나를 속여 이 산 밑에 깔아 놓은 지가 이미 오백년이 지났습니다. 자비로운 보살님께서 부디 저를 구해주십시오.”


보살: “너의 죄가 크고 깊다. 구해주었다가는 또 재앙을 일으킬 터인데,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을 당하게 될게다.”


손오공: “아닙니다. 잘못된 지난 일들은 이미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대자 대비한 보살께서 길을 인도해 주신다면 성심껏 수행하리다.”


보살: “불경에 이르기를  ‘그 말이 착하게 나오면 천 리 밖에서도 그에 응할 것이고, 그 말이 나쁘게 나오면 천 리 밖에서도 그것을 멀리 한다.’고 했다. 네가 진정 구원되기를 원한다면, 내 동녘의 당나라에 가서 경을 가지러 올 사람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라. 내 그더러 너를 구해 주라 할 터이니, 너는 그의 제자가 되어 우리 불문에 들어와 정과를 닦는 게 어떻겠느냐?”


손오공: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살: “이미 선과를 얻었으니 내 너에게 법명을 지어주마.”


손오공; “저에겐 이미 손오공이란 법명이 있습니다.”


보살: “내 앞서 귀의 시킨 두 사람도 ‘오’자 항렬로 지어 주었는데 네 이름 역시 ‘오’자 항렬에 속하니 마침 잘 됐구나. 난 이만 떠나야겠다.”


그곳을 떠나 당나라의 장안에 도착한 보살과 혜안은 탁발승으로 변장해 허름한 토지신 사당으로 들어갔습니다. 놀란 토지신과 귀졸들은 관음보살을 알아보고 무릎을 꿇고 인사를 했습니다.


보살: “너희들은 절대 내가 여기에 있다는 소식을 누설하지 말라. 나는 여래의 뜻을 받들어 여기까지 왔다. 나는 이 사당에서 며칠 묵으며, 경을 구하러 갈 승려를 찾을 것이니 그리 알거라.”


보살은 과연 누구를 적임자로 선택할까요?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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