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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법사의 출신과 복수-15회

편집부  |  20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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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섬서땅의 장안성은 역대로 제왕들의 도읍지였습니다. 멀리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 때부터 이곳은 삼주의 꽃이 비단처럼 아름답고 팔수가 성을 감돌아 흐르는 명승의 땅이었지요. 때는 당나라 태종황제가 등극하여 연호를 정관이라 부른지 13년이 되는 기사년. 태종은 인재를 등용한다는 방문을 전국에 널리 공포해, 각 부. 주. 현에 살고 있는 백성이라면 누구든 신분차별 없이 과거시험에 응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해주 땅의 성명은 진악이요, 자는 광예라는 선비는 이 방문을 보고 곧바로 어머니에게 자신의 뜻을 밝히고 장안의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침내 시험이 끝나고 광예는 수석으로 급제하여 천자의 친필로 된 장원증서를 받고, 전례에 따라 장원의 영광을 알리기 위해 사흘 동안 말을 타고 백성의 환호를 받으며 장안시내를 행진했지요. 그러던 중 우연히 승상 은재상의 대문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은 마침 승상의 사윗감을 고르는 날로서 높고 화려한 누대 위에서 온교 또는 만당교라고도 부르는 외동딸이 비단 공을 던져 신랑을 맞추는 행사를 벌이고 있었지요. 누대 위에 선 온교는 그때 막 자신의 대문 앞을 지나가고 있는 외모가 번듯한 사람이 바로 장원급제한 광예임을 알아보고는 기쁨 마음으로 그를 향해 던진 공이 용케도 광예의 오사모를 맞히고 떨어졌지요.


시녀들: “도련님! 이집이에요.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광예가 얼떨떨해 있는 사이 별안간 십여 명의 시녀가 누대에서 내려와 광예의 말고삐를 붙잡고 이미 혼례준비가 빈틈없이 갖추어져 있는 재상의 집 안으로 안내해 들였습니다. 은재상과 부인은 혼례 청으로 나와 손님들을 불러다 놓고 즉석에서 온교와 광예의 배필을 맺어주었지요. 다음 날 태종으로부터 강주총관의 벼슬을 받은 광예는 아내 온교와 함께 장안을 떠나 부임길에 올랐습니다. 광예는 가는 길에 고향에 들려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길을 떠났습니다. 길을 떠난 지 며칠 만에 그들이 유소이가 운영하는 만화점이라는 여관에 묵게 되었을 때 어머니 장씨가 갑자기 병으로 몸져눕게 되었습니다.


장씨: “내가 몸이 편치 않으니 여기서 하루 이틀 몸조리를 하고 가면 좋겠구나.”


광예: “예 어머니 걱정 마시고 푹 쉬세요. 제가 나가서 약을 지어오겠습니다.”


광예가 막 주막을 나서는데 어느 사내가 커다란 금빛잉어를 잡아와 값을 흥정하고 있었습니다. 광예는 어머니를 위해 그 잉어를 사서 끓는 물에 넣으려는데 잉어가 눈을 껌벅이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광예: “예부터 물고기나 뱀이 눈을 껌벅거리면 예사로운 놈이 아니라던데…”


광예는 곧 잉어를 잡았다는 홍강에 가서, 그것을 놓아주고는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목숨을 살려준 건 좋은 일이다. 내 마음도 기쁘구나. 그런데 나는 아직 몸이 좋지 않은데 이 더위에 길을 떠났다가 병이 더 악화되면 큰일 아니냐? 그러니 이곳에다 방이나 한 칸 얻어주고 너희는 내일 임지로 떠났다가 날씨가 서늘해지면 나를 데리러 오렴.”


광예는 조정에서 정한 날짜에 맞추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는 아내와 길을 떠났습니다. 그들이 홍강 나루터에 도착했을 때 유홍과 이표라는 두 뱃사공이 배를 뭍에다 대고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광예가 하인을 시켜 짐을 옮기고 온교와 나란히 배에 오르자 온교의 아름다운 자태에 한눈에 반한 유홍은 이표와 짜고는 밤이 이슥하기를 기다려 하인과 광예를 살해하고, 비명횡사한 남편을 따라 물속에 몸을 던지려는 온교를 덥석 끌어안았습니다.


유홍: “내 말을 따른다면 모든 것이 잘되겠지만, 만약 나를 거슬린다면 네 몸을 단칼에 두 동강을 내버리겠다.”


온교는 별수 없이 유홍에게 잡힌 몸이 되었고, 유홍은 배를 이표에게 주고는 자신은 광예로 변장해 조정의 임명장을 가지고는 강주로 부임하러 갔습니다. 한편 유홍에게 살해를 당한 하인의 시체는 물결 따라 흘러가 버렸지만 광예의 시신은 강바닥에 가라앉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용왕에게 보고되자 용왕은 시신을 가져오게 하여 그 혼백에게 사건의 경위를 듣게 되었습니다.


용왕: “지난 번 놓아주신 금빛 잉어가 바로 저입니다. 선생은 저의 생명의 은인이신데 그런 험한 일을 당하셨다니 내 어찌 보고만 있겠소?”


용왕은 광예의 시신을 한곳에 잘 안치하고 ‘정안주’를 물려 상하지 않게 해놓았습니다.


용왕: “선생은 지금 혼령의 신세이니 당분간 내 관청에서 부하를 다스려 주시구려. 때가되면 환생하여 복수할 수 있도록 해주겠소.”


광예가 엎드려 절을 하자 용왕은 주연을 베풀어 광예를 성의껏 대접했습니다.


은재상의 딸 온교는 도적 유홍을 매우 증오했지만 이미 광예의 아이를 임신한 몸이었으므로 아이를 위해서라도 참고 견디며 유가의 말에 따르는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은 활시위를 벗어난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 온교가 강주 땅에 온지도 십 개월이 되어가던 어느 날. 유홍은 출장을 가고 온교 혼자 관청의 뜰을 거닐며 옛일을 생각하며 탄식하던 중 갑작스런 복통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목소리: “만당교야, 내 말을 잘 듣거라. 나는 남극성군으로 관음보살의 분부에 따라 이 아이를 점지해 준다. 장차 이 아이의 명성은 크게 빛날 것이다. 너의 남편 광예는 용왕의 구원을 받아 살아 있으니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고, 또한 모자간에도 서로 만나 원수를 갚게 될 것이다. 부디 내 말을 잊지 말거라. 이제 곧 유가가 돌아올 것인데 분명 아이를 해치려 할 것이니, 빨리 잠에서 깨어나 아이를 보호하도록 하라.”


온교가 정신을 차렸을 땐 사내아이가 자신의 출생을 알리는 큰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온교는 귓가에 쟁쟁히 울리는 남극성군의 목소리를 생각하며 아이를 꼭 껴안은 채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유홍이 돌아오기 전에 아이를  강물에 띄워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는 아이의 생사를 하늘에 맡기고 손가락을 깨물어 그 피로 종이에 부모의 성명과 그 동안의 전후 과정을 적은 후 아이의 옷 품속에 넣고, 아이의 왼쪽 새끼발가락을 깨물어 표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속적삼 한 벌로 아기를 감싸안고 강가로 갔습니다. 정신을 놓고 막연히 강물을 바라보는 그녀 앞으로 너울너울 물결을 따라 판자 하나가 밀려왔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널판지에 아이를 눕히고 띠로 묶은 후 강 복판으로 떠밀었습니다.
 

갓난아이를 실은 널판지는 물굽이를 따라 흐르다가 금산사라는 절이 자리 잡고 있는 물가에 와 닿았습니다. 금산사의 법명화상은 이미 도를 깨친 사람이었는데 조용히 좌선하던 중 난데없는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황급히 강가로 달려가 아이를 구해냈습니다. 화상은 아이에게 강류라는 이름을 지어서 남에게 부탁해 기르다가 강류가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불문에 귀의시켜 법명을 현장이라 하고 손수 그의 머리에 손을 얹어 수계 식을 치러주며 성심성의로 불도를 닦게 했습니다. 어느 늦은 봄날. 학승들이 소나무 그늘에 모여 앉아 경문을 논하고 있을 때. 신참인 현장이 끝없이 질문을 하자, 답변이 궁해진 상좌 중 하나가 벌컥 화를 내며 현장을 꾸짖었습니다.


상좌: “이 얼치기야! 제 이름이 뭔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주제에 뭘 자꾸 캐고 묻는 거냐?”


억울하게 모욕을 당한 현장은 스승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현장: “인간이 천지간에 태어날 적엔 반드시 음양의 이치와 오행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그 성장은 부모의 힘에 달린 줄로 압니다. 이 세상 사람치고 부모 없는 자식이 있겠습니까?”


현장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법명화상은 자신의 방 대들보 위에서 지금껏 고이 간직해 온 혈서와 여자의 속적삼을 꺼내 현장에게 주었습니다. 혈서를 읽고 난 현장은 그대로 방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며 부모의 원수를 갚기위해 어머니를 찾아갈 뜻을 밝혔습니다.


화상: “네가 기어이 너의 어머니를 찾아갈 생각이라면 이 혈서와 속적삼을 가지고 가거라. 시연을 구하면서 강주의 관청으로 찾아가면 어머니와 만나게 될 것이다.”


현장은 스승의 가르침대로 탁발승 행세를 하면서 강주 관청으로 들어가 보시를 청했습니다. 하늘이 도와 준 때문일까? 때마침 유홍은 집에 없었고, 온교는 간밤에 이지러졌던 달이 다시금 둥굴게 된 꿈을 꾸고는 혹여나 아들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초조해 하고 있던 차에 염불소리를 듣고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현장: “시주 좀 베푸십시오.”


온교: “스님은 어디서 오셨소?”


현장: “소승은 금산사에 있는 법명스님의 제자입니다.”


온교: “법명스님의 제자라면…어쨌든 멀리서 오셨는데 안으로 드시지요.”


온교는 현장에게 식사를 대접하면서 이모저모 살펴보니 얼굴모습이며, 말씨가 남편을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온교: “스님께서는 어려서부터 출가하셨는지요?”


온교의 물음에 현장은 자신의 성장과정과 혈서에 적혀있던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온교: “내가 바로 그 온교요. 스님께서는 혹시 증거가 될 만한 물건이라도 갖고 계신지요?”


현장: “여기 혈서와 속적삼이 있습니다.”


그것을 본 온교는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어 현장을 부둥켜안고 통곡했습니다.


온교: “애야, 그만 어서 돌아가거라. 이러다 그 유가놈이라도 만나면 널 죽이려 할게다. 내 기회를 봐서 병이 난 체하며, 예전에 금산사에 신 백 켤레를 시주하겠노라고 약속했다고 둘러대고 그 절로 불공을 드리러 갈테니 그때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현장은 마지못해 어머니에게 작별을 고하고 금산사로 돌아왔습니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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