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 세종 가정(嘉靖) 연간에 강서(江西)에서 글을 가르치던 유도(兪都)라는 한 서생이 있었으니, 자는 양신(良臣)이다. 그는 박식하고 재주가 많아 18세에 수재(秀才)에 급제했다. 가정이 빈곤하여 몇몇 친구와 함께 글을 가르쳤다. 몇 년 간 그가 7차례에 걸쳐 과거시험에 참여했어나 모두 합격하지 못했다.
유도는 5남4녀를 두었다. 이중 네 아들이 병으로 죽었고 셋째 아들은 건강하고 총명했지만 8세나던 해에 밖에서 놀다가 실종되었다. 네 딸 중에서도 하나만 남았다. 유도의 처는 너무도 상심해 두 눈이 실명되었다. 학관(學館)도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았다. 유도의 생활은 갈수록 궁핍해져 그는 속으로 ‘나는 평생 큰 허물이 없었는데 왜 하늘의 징벌을 받을까?’라고 생각했다.
유도는 날마다 글을 써서 부엌 신(灶神)에게 기도를 드리면서 자신을 대신해 하늘에 전해주기를 원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났지만 반응이 없었다. 유도가 47세 되던 섣달그믐날 양식을 빌려왔다. 눈 먼 처와 딸이 처량한 집안에 근심어린 얼굴로 마주 앉았다. 이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검은 옷을 입은 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나는 성이 장(張)인데 먼 길에서 오는 길이다. 당신 집에 근심이 많아 한탄만 한다고 하기에 특별히 위로하러 왔다!”라고 했다. 유도는 장공(張公)을 공경하게 우러러보면서 “저는 평생 책을 읽고 행실을 다져왔지만 오늘까지 공명을 얻지 못했고 가정에는 여러 번 불행이 닥쳐 생활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장공은 “내가 당신 집을 안지 이미 오래되었다! 당신이 헛된 명예만 추구하고 악의(惡意)가 너무 중하며 문장에는 원한이 충만하니 아마도 받아야할 죄가 이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도는 크게 놀라 “제가 선을 행한다고 결심을 한지 오래되었는데 어째서 다 허명에 속한단 말입니까?”
장공이 대답하길 “예를 들면 종이를 아끼는 이 항목에서 당신의 친구와 학생들은 늘 낡은 책으로 물건을 싸거나 책상을 닦았지만 당신은 한 번도 그들을 권고하거나 유도하지 않았다. 단지 길에서 몇 장의 종이를 주어 불로 태우면서 다른 사람이 보라고 하는데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언어의 과실을 말하자면 당신은 생억지를 쓰는 것이 습관화되어 하는 말이 각박하고 심지어 남을 비웃는다. 당신이 한 말에 대해 신령(神靈)이 얼마나 많은 과실을 기록했는지 아는가? 그런데도 당신은 간소하고 순박하며 성실하다고 자처하니 이것은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당신은 음탕한 일을 하지 앉았지만 당신은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면 자세히 관찰하고 마음이 즉각 동하면서 나쁜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그런데도 당신은 종신토록 사념이 없다고 하니 또 어떻게 천지의 귀신을 대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것은 당신이 맹세한 것인데도 이러하니 다른 것은 더 말할 것이 있는가? 당신이 매일 기도하기에 내가 모두 하늘에 전달했다. 상제께서 사자를 보내 당신의 선악을 고찰했는데 당신은 수년간 기록할 수 있는 선행이 하나도 없다. 당신이 혼자 있을 때 당신의 마음은 질투, 불평, 공명과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바라면서, 사랑을 탐하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자제하지 못한다. 이런 좋지 못한 염두가 모두 이미 기록되어 하늘의 징벌도 갈수록 심각해지니 당신이 재난을 피하기도 힘든데 또 무슨 복을 바라는가?”
유도가 이 말을 듣고는 아주 당황하여 울면서 말했다. “제가 남몰래 한일을 다 알고 계시는 것을 보니 당신께선 부엌 신이 틀림없습니다. 제발 저를 구해주십시오!” 장공은 “당신이 책을 읽어 도리를 아니 응당히 선을 행하면 좋아지는 도리를 알 것이다. 당신에게 항심(恒心)이 없어 평생 동안의 선언(善言)과 선행(善行)이 모두 적당히 한 것으로 세속에 따라 부침했다. 착실하게 한 가지씩 해보지 않겠는가? 지금부터 당신은 각종 잡념을 버리고 늘 선념을 남기기 바란다. 보답을 바라지 말고 명리를 구하지 말며 크고 작은 일과 힘든 일도 확실하게 선하게 일을 하라.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생각지 못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집은 경건하게 신을 믿으니 내 특별히 이것을 알려준다. 당신이 빨리 행을 행해야만 하늘의 뜻을 만회할 수 있다!”
장공이 말을 마친 후 부엌 쪽으로 가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유도는 곧 그가 부엌 신임을 알았다.
이후에 위도는 전의 나쁜 잘못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고 일언일행을 모두 신명이 옆에서 지키는 것 같이 하여 추호도 소홀히 행동하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선념으로 대했고 조용히 하여 잡념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였다. 힘껏 선한 일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방조되는 것이면 일의 크고 작기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이 알든 모르든 모두 힘껏 잘했다. 사람들을 만나면 선을 권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신을 존경하고 인과응보의 도리로 사람들을 깨우쳐주길 게을리 하지 않았다.
3년 후 유도는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수도에 들어가 글을 가르치게 되었다. 또 재상인 장강릉(張江陵)의 존경을 받아 태학(太學)에 추천받았다. 그 이듬해에 유도는 또 진사가 되었다. 한번은 우연한 기회에 오랫동안 헤어졌던 아들도 찾았다. 그의 부인 역시 갑자기 시력을 회복했다. 사람들은 유도의 고상한 품덕에 탄복해 앞을 다퉈 자녀들을 그에게 보내 공부하게 했다. 사람들은 유도가 선행하여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늘의 도는 친함이 없고 늘 선한 사람과 함께 한다.” 천리(天理)는 절대적으로 공정한 것으로 선악에 보응이 있다는 것은 천리이다. 명(命)은 하늘이 정한 것이고 일은 사람이 하기에 달렸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오성(悟性)과 하늘에 대한 지성(至誠)이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하늘이 준 복을 소중히 여기고 선한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그의 복이 장래에도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