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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中 스타트업·벤처기업... 자금부족에 허덕

이연화 기자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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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NS]


[SOH]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하며 지난 10년간 급성장해온 중국 벤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중 무역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가장 잘 나가는 스타트업조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제주간지 ‘이코노믹 리뷰’는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벤처 캐피탈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최근 익히 잘 알려진 기술 스타트업 세 곳이 올해 자금 조달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중국의 ‘트럭판 우버’로 불리는 만방그룹(Full Truck Alliance)은 최근 10억 달러(1조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철회했다.


중국 얼굴인식 분야 대표 인공지능(AI) 기업인 센스타임(Sense Time)도 20억 달러 모금을 목표로 행사를 열었다가 반응이 시원치 않자 단순 홍보 이벤트 (non-deal roadshow)라고 태도를 바꿨다.


세계 최초로 휘어지는 휴대폰을 개발한 로욜(Royole)도 수개월 전부터 10억 달러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좀처럼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의 기술 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 어는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번창의 길을 걸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글로벌 리더들이 탄생했고 소프트뱅크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미국을 능가하는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이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만들면서 올 들어 투자 흐름이 끊겼다.


1백 개 이상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던 뜨거운 열기는 사라지고 올 들어 6월까지 7개의 유니콘이 출현했을 뿐이다.


2018년에는 30개의 유니콘이 탄생했었다. 글로벌 무대에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불안한 모습도 시장과 투자자들을 더욱 위축시켰다.


상하이의 컨설팅 업체 에이전시차이나(Agency China)의 연구전략분석가 마이클 노리스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을 지배했던 투기적 투자 심리가 올해에는 완전히 식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투자자들은 돈을 아끼지 않는 소프트뱅크의 대규모를 일종의 검증으로 받아들였지만 올해 우버나 위워크의 실패는 소프트뱅크에의 투자 대상 검증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벤처캐피탈은 올해 중국 투자를 급격히 줄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프레킨(Preqin) 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중국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325억 달러(40조원)로, 지난해 1118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수도 2016년 469개사에서 올해 45개사로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투자 열기의 냉각은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의 주축이 IT라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의 몸값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샤오미(小米)는 지난해 7월 상장한 이후 1년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모구(蘑菇)는 지난해 말 상장 이후 80%나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세계 최대 공유자전거 스타트업이었던 오포(Ofo)는 파산했고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은 돌연 상장을 연기했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몰락에 대해 투자업계에서는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는데도 ‘14억 인구의 시장’이라는 잠재력만으로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만방그룹은 사모시장에서 10억 달러 모금에 나섰으나 기업가치가 90억 달러로 평가돼, 기존의 주주들이 회사가 100억 달러 이하의 평가로 주가가 산정되는 것을 거부해 자금 모집에 실패했다.


블룸버그는 “닷컴 버블을 경험했던 미국과 달리, 중국의 벤처와 스타트업은 한 번도 거품이 꺼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다”며 “처음 직면한 하강 국면에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도 속수무책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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