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전 총서기 자오쯔양 (趙紫陽)이 사망한 지난 17일 오전 9시10분쯤, 중국정부는 신화통신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으나 신문에만 짤막하게 보도를 허용하고 TV와 라디오 등 방송보도는 일체 금지했다.
이날 오전 자오쯔양의 사망 보도를 내던 CNN과 일본 NHK 방송도 갑자기 중단했으며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www.sina.com) 등 주요 인터넷 사이트는 댓글을 달 수 없게 한 채 자오의 사망 사실만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오쯔양 사망 당일, 중국 상하이, 선전 두 곳의 주식시장이 모두 대폭 하락하였고, 각각 5년 반 그리고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자오의 죽음은 곧바로 태풍의 눈이 되었다.
자오의 저택이 있던 베이징 푸창골목은 이미 봉쇄되었으나 18일에는 수백명에 달하는 민원(上訪) 민중들이 손에손에 화환을 들고 베이징 푸창골목에 가서 자오를 추모하려 하였고, 6.4 천안문 사태 수난자들은 집에서 상장을 달고 자오를 기념하기로 하는 등 중국 공산당 당국에 자오의 명예를 회복하도록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오쯔양 사망의 충격은 중국공산당 내부에서 더 크게 일고 있다.
대기원 기자 우쉐얼、왕팡(王芳)의 18일자 보도는 자오쯔양이 서거하자 중국 정세가 미묘해져 각 정파간에 세력이 대립되고 있다고 했다. 일부분 원로와 자오쯔양의 부하들은 정론(定論)이 있어야 하고 또한 국장(國葬)을 요구하고, 다른 한 정파인 장쩌민과 그의 수하들은 자오쯔양의 명예를 회복시키려 하지 않고 추도를 제지하고 있다.
인민보 보도는 자오의 오랜 부하였던 현 후진타오 주석의 오른팔인 원쟈바오(溫家寶), 차으스(喬石), 완리(萬里), 주룽지(朱熔基), 톈지윈(田紀雲), 후치리(胡啓立) 등 재위하거나 혹은 이임한 중공정치국 위원, 상위(常委)의 이름이 국내에서 전해져 나온 치상위원회 명단에 올랐으며 또한 해외로 전해지는 등 사태는 복잡해지고 있다.
후진타오 현 주석은 지금 관망상태를 취하며 어느 정파가 먼저 양보할 것이며 사태의 발전이 어떠한가를 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베이징은 타이완과 미국의 반응을 아주 중시하고 유념하는 동시에 이 며칠동안 전문 인원을 파견하여 대기원(전 세계 최대 중문매체)의 동태를 엄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자오쯔양의 부하들은 여전히 국장을 견지하는데 비밀국장이라도 하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한편 러시아, 일본, 미국 등 해외 각지에서도 자오쯔양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BBC는 1월18일 보도에서, 소련 공산당 해체의 장본인인 고르바쵸프가 성명을 발표하여 천안문 사태당시 중국을 방문한 기억을 회고하면서 “중공지도층에서 자오쯔양은 시위자를 제일 동정하고, 또 인권과 민주주의를 가장 잘 이해했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일·중 우호를 위해 진력한 분”이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자오 전 총서기 사망을 계기로 중국이 민주화로 나가기를 희망했다. 뤼슈롄(呂秀蓮) 타이완 부총통은 “자오 전 총서기가 추진하던 정치개혁을 완성하지 못해 중국의 정치개혁이 지연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BBC, 프랑스 민영TV TF1은 각각 자오의 개혁·개방정책이 중국 인민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렸다며 “그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천안문 광장에서 학생 편에 섰다 숙청된 자오가 사망했다.”고 하는 사망소식과 함께 그의 업적을 기렸다.
한편 미국 국무원은 1월 18일, 자오쯔양이 세상을 뜬데 대해 애도를 표시하고, 또 자오의 가족과 중국 인민에게 애도를 표시했다.
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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