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올 가을 열리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앙·지방 정부 수뇌부에 ‘시자쥔’(習家軍·시진핑 국가 주석의 옛 직계부하들로 구성된 인맥)을 속속 배치하고 있는 가운데,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를 견제하는 공식 행보에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공산당 정치국 월례 회의에서 당 중앙 주요 인사들이 결정됐다. 해당 내용은 다음날 오전 베이징시 지도 간부회의에서 발표됐다.
이날 발표에서 궈진룽(郭金龍·70) 당서기는 중앙 정신 문명건설지도위원회 부주임에, 차이치(蔡奇·61) 베이징 시장은 신임 당서기에, 천지닝(陳吉寧·53) 환경보호부장이 베이징시 대리 시장에 각각 임명되는 등 18차 당 대회가 폐막한 2012년 11월 15일 이후부터 이뤄진 31개 성·시·자치구의 수장에 대한 인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인사에는 몇몇 인물이 파격적으로 승진해 주목을 받았다.
먼저, 푸젠(福建)·저장(浙江)성을 거치며 20여 년 동안 시 주석을 보좌해 온 차이치 베이징 시장이 당서기로 승진해, 올 가을 19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18차 당 대회 당시 저장성 상무부성장으로 차관급에 불과하던 차이치는 이후 신설된 중앙국가 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을 거쳐 지난해 10월 베이징 시장에 임명된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부국(副國·부총리 이상의 국가직) 급으로 승진하는 파격적인 행운을 차지했다.
천지닝 신임 베이징 시장도 파격 인사 대상에 속한다.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淸華)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한 천 시장은 2012년 칭화대 총장, 2015년 환경보호부장에 이어 베이징 시장에 임명되면서, 후춘화(胡春華) 광둥(廣東)성 서기, 쑨정차이(孫政才) 충칭(重慶)시 서기와 함께 6세대 지도자 그룹에 합류하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주택건설부장으로 승진한 왕멍후이(王蒙徽·57) 랴오닝(遼寧)성 부서기, 해관총서 당서기에 임명된 녜웨펑(倪岳峰·53) 푸저우시 서기 등 칭화방(淸華幇·칭화대 출신 정치인 그룹)도 크게 약진했다. 이들은 모두 칭화대 박사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자오이더(趙一德·52) 항저우시 서기는 푸젠성 부서기 겸 푸저우(福州)시 서기로 임명됐다.
한편, 최근 홍콩 매체 등에서 위중설이 나돌았던 장쩌민 전 주석이 28일, 지난 2015년 9월 천안문 군사 퍼레이드 이후 21개월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이날, 장남 장몐헝(江綿恒)이 총장으로 재직 중인 상하이과기대를 방문했다. 올해 91세로 알려진 장 전 주석은 당시 거동은 가능해보였지만 옆 사람의 부축을 받으면서 걸은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들은 장 전 주석의 이날 행보에 대해 ‘그동안 나돌던 건강 악화설을 불식시키고, 시 주석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 일 것으로 풀이했다.
다음 달 초, 19차 당 대회의 핵심 인사 조정을 위해 원로들이 참여하는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 주석과 장 전 주석 사이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