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량징(梁京. RFA특별해설원)
[SOH] 11월 9일 밤, 신화사는 국무원이 내수 확대를 위해 10가지 조치를 취했으며 특히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보아하니, 원자바오 총리가 연해기업의 무더기 도산과 농민공의 실업 대란에 마침내 중국 경제가 큰 위험에 부딪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 같다.
홍콩 경제학자 장우창(張五常)은 얼마 전, 원자바오 총리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처음으로 불길한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내년에는 두 자리 숫자냐 한자리 숫자냐의 문제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이냐 아니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해외 금융기관들은 이처럼 비관적이지는 않지만 세계 경제 환경이 중국을 불리한 방향으로 급변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중국 경제발전 속도가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며 심지어 5%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여러 금융기구가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는 내년 중국 정부의 경제성장률 수치가 반드시 장우창의 예언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는 진실한 수치가 정말 마이너스라고 해도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을 봐도 정치적 압력과 이익의 추동 하에, 경제실적 허위 보고를 둘러싼 게임은 이미 시작됐으며 일부 지방의 경제 수치는 심각하게 부풀려졌다.
하지만 내년 중국 경제의 진실한 성장률이 어떠하든지 간에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경제발전 방식은 이미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으며, 중국 경제는 매우 불안하고 모험적인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만은 확실하다.
비록 완고하기 그지없는 원자바오가 180도의 변화를 보였지만 지난 반년 동안 원자바오의 긴축정책을 우려했던 사람들은 이제는 또 다시 새로운 우려를 해야 할 것 같다. 원자바오가 긴축정책의 심각한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전임 주룽지(朱鎔基)처럼 정부 투자를 늘리는 방법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두 자리 숫자로 만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는 국민의 소비수준을 향상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량의 자원만 낭비하고 기형적인 경제체제에 존재하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뿐이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광저우(廣州)의 유명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는 지난 7일, 제1면에 ‘대량 투자는 유지해 나아갈 수 없는 뒤떨어진 방식’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은 지난 1978년부터 1996년까지 즉 개혁개방 초기부터 덩샤오핑(鄧小平)이 사망하기 전까지 중국 경제성장의 3분의1에서 절반이 경제효율 향상을 통해 얻어온 것이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경제구조의 악화로 효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바람에 주로 높은 투자율에 의해 성장을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잡지는 최근 수년 동안, GDP에서 투자율이 차지하는 비중이 43%수준을 유지했다고 하면서, 국민들이 고속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으며 빈곤 인구의 비례가 갈수록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논평은 중국이 경제효율성을 제고하려면 반드시 경제성장 속도를 늦춰야 하며, 반대로 높은 투자로 고성장률을 유지한다면 필연적으로 효율을 희생하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국민의 복지를 희생하게 된다고 결론 내렸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10가지 내수 촉진 조치를 살펴보면, 원자바오의 정책은 역시나 정부 투자를 확대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이 같은 정책은 이상할 것도 없다. 중국 경제는 오랫동안 투자와 수출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갑자기 수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투자마저 대폭 줄어든다면 정말 장우창이 전망한 것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자바오의 10가지 조치는 중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과연 도움이 될까?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나는 원자바오의 조치가 여전히 표면적인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내수 부족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정치와 사회 위기의 전면적인 폭발이라는 위험마저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과 투자에 고도로 의존한 중국 경제의 발전방식은 중공 고위층이 일부러 개혁의 곤란을 회피한 결과이지 우연한 실수가 아니다. 각종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음으로 인해 대부분 중국인들은 자신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소비수준이 낮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장쩌민에서부터 주룽지, 원자바오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국민의 기본권 보장 문제에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 장쩌민과 주룽지는 ‘서부개발’ 구호와 대규모 기초시설 투자로 아시아 금융위기를 넘겼으며,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도 전임을 따라 배워 ‘과학발전’ 구호와 고수출, 고투자로 인권문제를 후임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바로 이 같은 심태 때문에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요행을 바라며 사회보장 문제와 경제체제 개혁을 회피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그들의 미몽은 깨졌으며 부득이 자신의 임기 내에 경제체제 개혁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올 가을은 중국 30년 경제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경제관찰’지 쑨젠팡(孫健芳) 편집장의 말처럼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대는 환골탈태의 시대, 불에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한 시대이며, 시공을 뛰어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이다.
문제는, 적당히 얼버무리며 지내왔던 중국 지도자들이 이 같은 용기와 이 같은 지혜가 있을 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중국인들은 그들이 일을 더 저지르기 전에 엄동설한을 보낼 준비를 단단히 할 수밖에 다른 묘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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