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후사오장(胡少江.RFA 특별해설원)
[SOH] “20년 전 중공 지도자들이 천안문광장에서 사살 명령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그 뒤의 사회 안정이 있었겠는가?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있었겠는가? 중국인들이 가슴을 펴고 다닐 수 있었겠는가?”
이는 중공 정권의 1989년 무력진압을 정당화하는 가장 흔한 인식이자 중공 정권이 지금까지 머리 숙여 사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이다.
우선, 당시의 살인이 정말 중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던 유일한 원인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그것이 중공 집권자들이 당당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 같은 변명에 동감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간단한 질문을 해보자. 예를 들어 한 민족이 오로지 물질 이익을 위해 수많은 애국 청년들을 향해 총을 쏘고 탱크로 깔아뭉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그 민족의 도덕성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그러한 민족은 희망이 있는 민족인가? 그들이 정말 국제사회에서, 자손들 앞에서 가슴을 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민족의 도덕성과 소양 문제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천안문사건과 경제성장 사이의 관계도 집권자들이 변명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천안문사건 이후 경제가 발전했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선후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인과관계 심지어 배타적인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중국 경제 성장은 문화혁명 이후의 경제 체제 개혁 및 1990년대의 제3차 경제 글로벌화에 힘입은 것이며 중국이 공업화 단계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 등의 요소와 관련된다. 이 같은 여러 가지 요소를 모두 생략한 채 모든 것을 무력진압 덕분으로 돌린다면 최소한 논리에 부합되지 않는다.
이 같은 주장이 허황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지 않다. 중국의 이웃 국가인 인도는 경제성장을 위해 피비린내 나는 진압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공산 독재국가도 아니다. 그러나 인도는 지난 1992년 이래 년 평균 7.5%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뤄내 주목받았다. 이는 최소한 천안문 무력진압이 대국의 경제성장에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물론 천안문사건과 중국 경제성장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 사건은 확실히 중국 경제의 초고속 발전을 초래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그것은 기형적인 발전이었으며 나중에 오히려 큰 골칫거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중공 정권이 효율이 낮고 장기간 지속하기 어려운 초고속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펴보자.
천안문사건 이후 집권의 합법성을 상실한 중공 정권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으며 들끓는 사회 불만을 잠재울 방법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들이 정권을 유지해 나아가고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경제를 발전시키는 방법밖에 없었다.
부패한 관리들에 의지하고 있는 중공 당국은 초고속 경제성장을 통해서만 그들을 더 배불리고 충성스럽게 만들 수 있었으며, 사회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돌아간 것은 관리들이 나눠가지고 남은, 아주 적은 것이었다.
중국 경제가 최근 들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중요한 원인이 바로 국내 소비수준이 심각하게 낮고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서민들의 소득이 적으니 소비수준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재부는 모두 정부 관리 및 관리들과 결탁한 기업의 손에 들어갔다.
천안문사건과 얽혀 있는 이 같은 경제구조는 중국의 통계 수치에서도 선명하게 보아낼 수 있다. 천안문사건 이전의 경제개혁 시기 중국 국민들의 소비지출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한 비중은 매우 안정적이었고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문화혁명 직후인 1978년에는 48.7%였으며 천안문사건 전해인 1988년에는 50.1%였다.
그러나 천안문사건 발생 이후 경제가 급성장한데 비해 국민소비 수준은 선명하게 줄어들어 2007년에 이르러서는 35.4%로 내려갔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1998년의 28%에서 2007년에는 9%로 줄어들었다. 물론 농촌 인구 유동이 심해서였을 수도 있지만 소비수준 하락폭은 인구유동 속도에 비해 훨씬 심각했다.
한마디로 천안문사건 이후의 이른바 안정과 경제발전은 사실 노동자들의 희생과 환경 파괴를 대가로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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