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다궁(大公)국제신용평가(이하 다궁사)’가 11일, 세계 50개국의 신용 등급을 발표했다. 기존의 신용평가 시스템과 다른 기준을 채용해 중국의 신용도를 미국이나 한국, 일본, 독일 등 보다 상위로 매겨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중국의 각 언론들은 이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국제신용평가 무대에 올랐다’며 크게 보도했다.
중국 표준의 평가 시스템?
이번 발표에 대해 ‘다궁’사는 “무디스 등 서방 신용평가기관들의 ‘독점’을 타파하고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확립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서방을 중심으로 한 현행 평가 체계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유럽의 채무위기에 관한 비관론을 유발했다”고 비판했다.
‘다궁’사의 보고서는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대상은 각각 유럽 20개국, 아시아 17개국, 북미 2개국, 남미 6개국, 아프리카 3개국, 오세아니아 2개국으로 이들 국가의 GDP는 세계경제의 90%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나 브라질과 같은 신흥 경제국에 대한 평가는 기존 신용등급 보다 높게 설정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 대한 평가는 기존 등급보다 낮게 설정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외화기준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로 매기고 자국 통화 등급에 ‘AA+’를 부여해 10위로 랭크하게 만들었다. 한편, 기존에 최상 등급을 받았던 미국은 외화기준과 자국 통화를 모두 3번째 등급인 ‘AA’로 매겨 13위로 지정했다. 한국에 대한 평가는 외화와 국내 통화를 4번째 등급인 ‘AA-’로 매겨 14위로 자리 매김 했다.
‘다궁’사의 관젠중(關建中) 총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합리한 국제평가 체계에 도전해 현실적이고 공정한 평가 체계를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기만족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편 ‘중국 미국, 일본 및 독일보다 신용도가 높다’라는 이 발표 결과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당국의 통제를 받는 중국 내 언론들도 “자기만족이라고 의심받기 쉽겠지만 개발도상국의 첫 번째 시도이므로 너그럽게 봐달라”는 무기력한 논조였다.
중국 경제지 ‘국제금융보’은 12일, ‘중국 기관의 첫 국가신용등급설정 보고는 자기만족으로 의심돼’라는 기사에서 상하이 푸단대학 경제학원의 쑨리젠(孫立堅) 부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다궁사의 국제사회 신용도는 차치하고 이 한 걸음은 자체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자기만족이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이공대학의 추이신성(崔新生) 교수는 아예 이 보고서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비이성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 외부에게 주는 참고적 가치는 적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전문가들의 입장보다 한층 더 가혹한 의견들을 내놨다. “미국이나 일본의 국가신용도가 중국보다 낮다면, 중국은 왜 그들의 국채를 대량 구입하는가”, “우리 왕조(정부)의 국제사회의 신용도가 어떤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절대 신용할 수 없다”, “차라리 북한에게 신용등급을 발표하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 경제문제 전문가이자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데릭 시저스(Derek Scissors) 아시아 경제정책 연구원 역시 이 보고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서방의 신용평가사가 있는 국가에 채무 문제가 있는 것은, 중국이 다른 나라의 투명성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며 “이번 발표는 오히려 최악에 빠진 중국 금융시스템의 상황을 숨기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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