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얀마 민주화 운동 기수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국내외에서 광범위한 존경을 받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지난 8일 실시된 총선의 개표 결과 하원 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수치 여사가 지역구인 양곤 외곽 코무에서 5만4천676표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앞서 개표 3일째인 10일 오후까지 하원 선거구 88개, 상원 선거구 33개, 지방의회 선거구 212개에서 개표가 완료돼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하원 78석을 얻어 압승했고 상원과 지방의회 의석이 각각 29개와 182개의 의석을 얻었습니다.
국내외 언론들은 수치 여사가 당선에 앞서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정을 좌우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발언을 되풀이했다며, 기나긴 군부독재를 끝내고 새롭게 출발하는 정권을 이끌어 새로운 민주화의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발언에 대해 "현 헌법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그녀가 법적 근거 없이 대통령의 지위를 넘어서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미얀마 헌법은 대통령이 다른 어떤 국민보다 우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수치 여사의 발언은 자신이 법과 제도를 초월해 최고 권력자가 되겠다는 의지의 공표와 다름이 없다. 그것은 법치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얀마는 외국 국적 자녀를 둔 국민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어,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대선 이전까지 이 조항이 삭제되지 않으면 영국인 학자와 결혼해 영국 국적 아들 2명이 있는 수치 여사의 대통령 출마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구 상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으로 불리는 로힝야족 인권 유린을 외면해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자의 역할을 내팽겨쳤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는 2012년 서부 라카인 주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과 불교도 사이에 유혈충돌이 벌어져 200여 명이 사망하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후 로힝야족들에 대한 정부와 불교도의 핍박은 더 심해져 로힝야족들은 배를 타고 인근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 등으로 탈출해 올해 상반기에는 안다만해에서 선상난민(보트피플)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총선 투표 직전 "나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나 인권 운동가라기 보다 정치인"이라며, "국민은 비난의 말을 듣길 원하지 않고, 나는 비난할 의사가 없다"고 말해 로힝야족 인권침해를 규탄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얀마 최대 인구인 불교도의 표심을 사기 위해 로힝야족과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권 유린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밖에 NLD 내부에서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자신의 뒤를 이을 지도자를 양성하지 않는 것, 과거 15년 동안 자신을 연금시켰던 군부를 후원했던 중국을 올해 전격적으로 방문해 중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비민주적이며 현실적인 정치인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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