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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클린턴 북한 방문은 굴욕적인 행보?

편집부  |  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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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리톈샤오(李天笑, 컬럼비아대 정치학 박사)
 
[SOH]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북한 방문 후 두 여기자가 미국에 돌아왔다. 인도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사건은 성공적인 구출이었고, 국민을 챙기는 미국의 민주주의 정신을 보여줬다.
 
이와 대비되는 중공 정권의 사례가 있다. 중공 정권은 러시아가 중국 화물선을 침몰시키고 러시아 내 중국 시장을 폐쇄한 사건에도 침묵했고, 지난 1998년 인도네시아에서 화교들이 학살당했을 때에도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러한 사건들을 이번 두 여기자 구출 사례와 비교해본다면 민주정부와 독재정권의 선명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이번 구출이 클린턴 전 대통령 개인의 이미지를 승격시켰다는 시각도 있지만 클린턴 자신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클린턴을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민간인’으로, 김정일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북한인’이라고 조롱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클린턴은 긴장된 표정으로 순종하는 듯이 보였고, 김정일은 환하게 웃었다. 표정만 봐도 누가 더 ‘힘 있는’지 그리고 누가 승리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정부는 클린턴이 여기자들의 행동에 대해 북한에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북한 신문들은 클린턴이 “깊이 사죄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이 사과를 했건 안 했건 혹은 사과한 사실을 인정하건 안 하건, 분명한 것은 사과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여 기자가 중국측 두만강에서 촬영을 했다는 것이 무슨 죄가 되는가? 그들이 실수로 북한 영토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인권상황에 해를 입히거나 북한의 사회 체제를 고립시키고 압살시키려는 시도’와는 관련이 없다. 

 

사과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김정일이 기자들을 체포하고 클린턴을 북한에 초청해서 사과받기를 원했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먼저, 김정일은 병이 있고 그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국제사회에서 떠들썩하게 소란을 피우고 있는 것은 사실 인도와 파키스탄처럼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김정일은 오바마를 북한에 초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 대통령인 클린턴을 초청해 국민 앞에서 쇼를 하려 했다. 그의 개인 이미지와 막내아들 김정운의 후계자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그것은 김일성이 병들었을 때 지미 카터 대통령을 초청하고, 마오쩌둥이 닉슨 대통령을 초청했을 때와 비슷한 심리다. 독재자들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약하기 그지없다.
 
그 다음으로,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굴욕을 당하고 있던 김정일이 이번 사건으로 클린턴에게도 굴욕을 안기려 했다. 김정일은 부시를 증오하지만 부시에게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2000년 말, 김정일은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마치기 전에 그를 북한에 초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클린턴은 북 핵문제를 이유로 거절했다. 당시 김정일은 클린턴 초청에 실패했기 때문에 이번에 보복을 하려했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편지를 써서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김정일은 클린턴 부부에게서 동시에 사과를 받고 싶어 했다.
 
때문에 클린턴의 이번 북한 방문은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굴욕적인 면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정일은 클린턴의 방문을 기회로 북미간 직접 대화를 이끌어 냄으로써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파기하려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874호 결의안이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결정한 가운데 김정일은 6자회담의 족쇄를 풀고 미국과 직접 대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클린턴이 다녀간 후, 북한은 클린턴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왔으며 두 국가간의 현안에 대해 관점을 교환한 동시에 해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의 방문으로 두 나라간 직접 대화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다. 이는 한 국가가 유엔의 제재 조치가 내려진 뒤에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제제를 비켜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클린턴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북한은 앞으로 원하는 협상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게 되었으며, 미국으로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가 더욱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또한 북한이 이번에 벌인 게임의 주요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두 여기자를 체포하고 석방하는 게임을 통해 김정일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실현했을 뿐만 아니라, 특별사면에 대한 감사의 표현도 얻어냈다. 인질과 가족이 재회하는 해피엔딩의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터무니없고 비인도적인 행위는 묻혀버렸다. 때문에 클린턴의 이번 방문은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깊이 생각해 보아야할 또 다른 메시지들도 던져주고 있다. 

 

[ 對중국 단파라디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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